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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결 Aug 25. 2023

헌 차 줄게 새 차 다오

소통. 그 집안 대화 방법

그 남자가 첫째 누나 결혼 준비 이야기를 해줬었다.

매형의 집은 부동산 부자라고 했다. 첫째 누나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예식장을 1년 전에 잡았다.(그 남자의 엄마는 식장은 여자 쪽에서 잡으니 첫째 누나가 원하는 예식장을 미리 예약해 두고 시댁에는 전하지 마라고 시켰다. 여자 쪽에서 너무 급해 보이기 때문에) 매형의 집에서는 결혼 반대를 했었다고 했다.


매형집에서 집을 사주겠다고 했는데 첫째 누나에게 오천만 원을 해오라고 했다. 그 남자의 첫째 누나는 혼수에 이미 돈을 많이 썼었다. 더 이상 손을 벌리기 어려웠다. 그 남자를 이용해 그 남자의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시켰다.


네가 사고 싶은 실험 장비가 있는데 오천만 원이라고 하면서 그 남자의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 오라고 했다. 대출금의 이자는 자기가 갚겠다고 하면서..


그 남자의 아버지는 공부를 하는 아들을 위해서 대출을 받아 오천만 원을 해줬다. 중간에서 그 남자는 그 돈을 첫째 누나에게 줬고, 첫째 누나에게 이자를 받아 아버지에게 전달했다.


그렇게 이자를 대신 전해주다 어느 날 그 남자의 아버지는 대출을 다 갚았으니 안 줘도 된다고 했다.


S시에서 그 남자의 엄마는 경차와 suv 두 대의 차가 있었다. 경차는 근거리를 다닐 때 사용을 했고 suv는 원거리를 다녀야 할 때 이용했다.


그 남자의 아버지는 경차가 많이 오래되었으니 그 차를 폐차하고 경차를 하나 더 구입해서 그 남자의 어머니가 타고 다니길 바랐다. 그리고 suv를 그 남자의 아버지가 타고 다닐 생각이었다. 그 남자의 아버지의 차도 연식이 오래되어 장거리는 조금 힘들다 했다.


S시에서 있는 동안 그 남자의 엄마는 새로운 차를 계약했다. 빨간색 차를 골랐고 그 남자를 데리고 시승식도 하고 계약도 했다.


그 남자가 말했다.

“엄마가 우리 suv 준대 “


돈이 없어 집은 못한다 했던 사람이 차는 사야 한다고 했다. 그 남자는 귀국도 안 했는데 그 남자 엄마는 차를 보고 다녔다. 예약도 걸어 놓았다. 내가 귀국하고 일주일 사이에 그 남자 엄마는 차량 카테고리를 보여주며 나에게 말했다.


“윤아 이거 너희 차야“


그 차는 그 남자의 엄마가 차를 사고 그 남자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 취소했다.


차를 구입하고 C시에 있는 그 남자의 아버지 집에 며칠을 있었다. 거실에 나와 아이들, 그 남자, 그 남자의 엄마가 앉아 있었다. 그 남자의 아버지가 다가와서 차는 어떻게 계약을 한 건지 물었다.


갑자기 그 남자의 엄마는 슬그머니 주방으로 갔다. 그 남자의 아버지는 그 남자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그 남자가 말했다.

“한 달에 80씩 주고, 카드 만들어서 30만 원 할인해 줬어.”

그 남자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게 무슨 할인이냐. 다 상술이지. 그거 주고 너네 먹고살 수 있어?”


저 대화를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차는 어머니가 샀는데 왜 우리가 못 먹고살지?


불현듯 차를 계약하고 온 날, 저 카드 이야기를 들은 게 생각이 났다.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몇 개월을 써야 한다고. 그 남자는 카드 디자인이 자동차 회사로고라 작은 누나가 사용할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렸다.


그 남자는 나와 상의 없이 그 남자의 엄마와 공동 명의로 차를 샀고 카드를 만들었다. 그 카드는 둘째 누나가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몇 개월 사용해야만 한다. 그리고 자동차 할부금으로 80만 원을 낼 것이다.

J시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물었다. 어머니가 차를 샀는데 왜 우리가 돈을 내냐고. 그 남자는 말이 없었고 계속 물어보니 성의 없는 ‘미안’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말했다. 엄마 suv 천만 원 주고 산 거야.


이 집안사람들의 특기다. 사람을 바보 만드는 거. 돈과 관련해서 누군가는 욕심을 채우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호구가 된다.


그리고 정직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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