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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Jan 12. 2024

날 사랑한 박영사

박영스토리 출판 진행

매일 투고를 하고, 매일 거절 이메일을 읽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절이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는 것도 습관이 된다더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네요. 그래도 어젯밤에는 아주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는 꿈을 꾸었습니다.


두루마리 화장지에 '당신 책을 출간해 볼까 합니다' 수줍게 쓴 글씨를 보고 깨었습니다. 스스로 보기에도 내 글이 어찌나 부족하고 가치가 없는 글인지 꿈에서 마저 하찮은 종이로 통보를 받습니다.




그나마도 그 꿈을 꾸게 된 사연이 먼저 있습니다. 정신분석 공부를 위해 만든 작은 모임에서 오늘도 투고를 했고 까였다는 한탄을 올리는데 일면식도 없는 분이 불쑥 글이 맘에 드는데 이대로 없어지는 것이 아쉽다며 추천장을 하나 써주십니다.


박영사 자매회사인 '박영스토리'인데 여기 한 번 신청해 보시면 어떨지요? 작년에 '중독, 신들의 전쟁' 출간한 역자의 추천으로 출간 의뢰드린다고 붙임 하시면 조금은 도움이 될듯합니다. 주제나 내용이 묻어두기는 아쉬운데, 잘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럴 수가...

프로이트 선생님 논문을 읽으면서 이미 많은 것을 배우고 글로 쓰고 좋은 분들을 만나 더 이상은 바랄 것이 없다 감사하지만 독일 하늘에 계실 선생님께서 미련한 제자를 위해 이렇게 마지막 선물을 주시는 기분입니다.


이재갑 선생님 추천서를 들고 그 조언대로 공을 들여 편지를 다듬고 다듬어 박영스토리에  <날 사랑한> 시리즈를 올려 드렸습니다. 3일 정도 연락이 없기에 역시나 지인 추천으로도 힘든 것이 허접한 내 현실이구나 하고 다른 곳을 알아보려던 차에 답신이 왔습니다.


추앙합니다, 부장님~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이재갑 선생님에게 드리고 주변 모든 분들에게 (날 축하해 줄 만한 사람들로 추려서^.^) 문자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박영스토리 부장님이랑 내 생에 첫 강렬한 전화 미팅을 마치고 지금 이 글을 우리 작가님들 독자님들에게 올립니다. 이번에 날 사랑한 주체는 분명 날 사랑하는 것이 맞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재갑 선생님 덕분에 제 꿈에 조금 더 다가갑니다.


대학 교재를 만드는 박영사랑 다르게 일반 대중을 위해 설립된 박영스토리도 이렇게 가벼운 에세이는 처음으로 출간하는 과감한 시도라고 합니다. 독자 선정을 하거나 마케팅 계획을 짜기에 '정신분석'이라는 분야는 너무 애매하지만 상무님이랑 담당 부장님께서 제 글은 꼭 출판하고 싶다고 하셔서 가능하게 되었다 들었습니다.


부장님, 사랑합니다~


부장님께 다른 시리즈 글도 보내드리고 좀 더 자세한 전략은 다음 주에 논의하기로 일단락했습니다. 그리고 <날 사랑한> 시리즈를 극화로 만드는 다음 꿈도 말씀드리니 충분히 가능성 있는 도전이라고 응원받아 마치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오른 기분이 듭니다.



제 글을 종이 책으로 출간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전혀 감이 없습니다. 이것이 아직 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막상 진행 과정에 어떤 일이 있을지, 내 글이 출간되어 대중에게 전달되고 그들 서재에 들어가 20년 후에 불연 누군가 나에게 '죽이겠다'고 연락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일만 상상하며 다음 주에 올 소식을 기대하기로 합니다.


New Por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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