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정신분석
<강박 행동 vs 종교 행위> 요약
프로이트 선생님 저작 중 Totem and Taboo (1913): 우리말 번역 ‘종교의 기원’에 있는 논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Glossory:
-강박: 꼭 할 것 Shall DO
-금제: 꼭 안 할 것 Shall NOT
-의례: 종교의식 따위에서 정해진 절차들
Summary:
신경증 = 개인 종교
종교 = 보편 신경증
나는 환자들이 보이는 강박행동이랑 종교인들이 집착하는 종교의식이 너무 비슷해서 충격을 받았다. 강박 행동이나 의례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생각이나 관념 충동을 꼭 해야 직성이 풀리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두 계층을 종합하면 한 가지 특수한 임상 실체 <강박 신경증>이 된다.
신경증에서 말하는 의례는 특정 활동에 사소한 무엇을 보태거나 제한하거나 각색하는 것으로 우리가 보기에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환자들은 이런 일을 포기하지 못하며 이런 의례에 태만할 경우 불안해서 견디지 못한다. 이런 사소한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아름답게 포장되면서 복잡해지고 과장되면서 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가령 베개를 특정 위치에 놓아야만 잠들 수 있는 일들 말이다.
특정한 행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공을 들이거나 멈추고 계속하기를 반복하며 일정한 성격을 부여하는 경우는 넓은 의미에서 '강박' 행위라고 한다. 의례랑 강박을 딱 잘라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강박은 의례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런 강박이랑 금제는 사회생활에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환자는 몇 년이든 증세를 감추고 고통을 받으면서도 일상생활이랑 사회 의무는 수행할 수 있어서 이를 감추고 사는 데 별 어려움은 없고, 대신 숨어서 하루에도 몇 시간이고 은밀한 행동에 전념할 뿐이다.
신경증에서 말하는 의례 (i.e. 강박)랑 종교 의례 공통점은 이러하다. 이 행위에 태만할 경우 불안하다는 것; 다른 일반 행위랑은 완벽하게 분리된다는 것; 그 절차가 지극히 섬세하다는 점 따위다.
차이를 지적하자면 이렇다. 종교 의례는 공익 목적이 있으며 사회성을 띄기에 의미 심장하고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신경성 의례는 개인이 알아서 만든 지극히 개인행동이라서 하찮고 어리석게 보인다.
정신분석을 통해서 이런 엉뚱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강박이 설명된다. 분석을 해보면 이런 강박 행위는 그 하나하나가 완벽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고, 개인에겐 중대한 관심사를 반영하며 많은 부분에서 삶에 영향을 미치고 감정에 집중된 사고를 표현한다.
강박 행위는 직접 표현 방법이랑 상징 표상을 다 이용하기에 이 행위에 대한 역사 해석이랑 상징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논점은 강박이나 의례 행위를 통해 나타난 것들은 환자 자신 내면에 있는 것이며 대부분 성性 경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후 나오는 다섯 가지 사례는 [꿈해석]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유명한 것들이라서 생략하고요. 대신 제가 들은 강박 사례를 글 끝에 첨부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아도, 강박 행위 하나하나는 다 의미가 있어 해석이 가능하며, 의례도 그러한데 다만 의례는 논증하자면 더 많은 정황 증거가 요구된다.
강박이 병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당사자가 그 의미를 아느냐에 달려있다. 강박 행위에 의미를 ‘의식’하고 그 동기마저 아는 일은 정신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강박은 무의식 속 동기랑 사고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무의식 속 죄의식 SchuldbewuBtsein
강박이랑 금제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죄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일종의 죄의식 같은 것에 사로잡힌 것처럼 행동한다. 내가 모르는 죄의식이라니 (그 유명한 형용모순) 결국 무의식에 있는 죄의식이다.
이 죄의식은 정신이랑 관련된 과거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가 유사한 자극이 있으면 되살아나 끊임없이 재생된다. 더구나 여기에는 잠복해 있던 가상 ‘불안’, ‘불행’ 등이 예감을 통해 연결된다.
강박 신경증 죄의식이랑 아주 흡사한 것이 바로 진심으로 자기네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종교인들이 가진 확신이다. 종교인들이 일생생활에서 하는 특수한 비일상스런 행사 (e.g. 기도, 주문 따위)를 지배하는 경건한 의식도 알지 못할 가상 불행에 대한 방어를 뜻한다.
내가 발견한 꿈 구조 속 심리 메커니즘 '강박 신경증이 정신 작용을 지배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강박 임상 상황이 주는 특징을 이해할 수 없는데, 강박 행위 상징성이랑 그 세부 시행은 바로 ‘전위’ 작용을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주로 중요한 것을 하찮은 것으로 가령, 남편을 베개로 전위시키는 것이다. 전위는 반대로 하찮은 것을 지극히 중요하고 긴급한 것으로 뒤바꾸기도 한다.
신경증은 개인 종교이며; 종교란 보편 신경증이라는 견해에서 중요한 유사성은 인간 내부에 깃들어 있는 타고난 본능 발현을 체념한다는 것이다. 이 본능이란 성격인데, 신경증 경우 이 본능은 또 성性 에서 오는 것이지만 종교는 이기성에서 온다는 차이점이 있다.
타고난 본능(id)을 발현시키면 자아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나, 인류 문화를 발전시키려면 이 본능을 체념해야 한다. 이로서 종교는 개인에게 본능인 쾌락을 신에게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한다.
고대부터 종교는 인류가 <부정한 것>으로 알고 체념했던 것들을 신에게 돌리지만, 바로 그 신 이름을 이용해서 그것들을 자행했다. 그러니 인류는 그런 부정한 쾌락 등 사회 유지에 해로운 것을 신에게 되돌림으로써 본능에게 지배받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대략 이것으로 요약을 마치며 제가 아는 강박 사례를 추가합니다. 그분이 보인 성취향을 강박 행동이라 보이는 이유는 그 소재가 성性, 종교, 의례, 죄의식 심지어 도착증세 등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요약하자면 신실한 종교인인 이 여성은 성쾌락을 즐기고 싶으나 율법에서 결혼 전 성관계는 금한다는 조항으로 인해 무척 괴로워하다가 자기만에 의례를 만들어서 남자 친구들에게 강요했다고 합니다.
가령, 경전에서 '혼인 전에는 (앞으로) 성관계 하지 말라'고 했으니 뒤로는 해도 되는거지? 이렇게 일부러 곡해하여 더욱 기괴하고 강렬하게 즐겼다는데요. 혹시 이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제 11회 브런치 출판 작가 50인에 제가 선출되어, 고국에가서 직접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절 위해 간절히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사랑하며 이만 총총.
앗!
오늘이 결혼 기념일이라고 하네요.
그것도 모르면서 아침부터 브런치 글이나 쓴다고, 브런치랑 살으라고 디지게 혼났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