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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Mar 07. 2024

시드니 마디그라 축제

vs 성시화 대회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특정 종교 입장을 대변하거나, 법이 보장하는 안에서 개인 성취향을 왈가불가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정신분석을 공부하면서 무의식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보려 할 뿐입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매년 3월 첫째 주 토요일 시드니 시내 Oxford Steet 에서 열리는 마디그라, 동성애 축제는 이제 한국에서도 유명하고 서울시 퀴어 축제라고 고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www.mardigras.org.au/galleries

정신분석에서는 동성애가 신으로부터 받은 기질인지 진화 중에 생긴 유전 형질인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성욕 근본에 대한 것을 논하는데요. 프로이트 선생님 주요 논문이 쓰인 1900년 경에는 동성애를 심각한 성도착으로 판단하였지만 넓게 보아서 모든 인간은 성도착자라고 정신분석에서는 규정하니 속칭 '변태'라며 손가락질하지 말라고도 말씀하십니다. 그럼 감정이나 선입견 말고 정신분석 측면에서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프로이트 선생님이 규정하는 정상 섹스, 성도착이 아닌 것은 아래입니다.


남녀가 생식을 목적으로 성기만 사용하여 삽입을 하고 마지막에 사정으로 마무리하는 행위


여기에 벗어나는 것은 모두 성도착이니 모든 인류는 도착자라고 말씀하시는 것인데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성기가 아닌 입술을 사용하는 키스도 도착입니다. 이렇게 너무 넓게 범위를 잡으면 구분하는 이유도 없어지기에 정신분석에서는 만능키인 '경제논리'를 또 이용해서 접근합니다.


키스를 하는 것까지는 오케이. 그럼 키스가 도착이 되려면 그 도가 얼마나 지나쳐야죠? 어떤 강도로 몇 시간을 해야 도착인가에 대한 규정 따위는 당연히 없습니다. 그런 따위를 연구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사정을 위해서 키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못해 두 시간 이상 상대 입술을 빨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사정도 실패할 뿐 아니라 오르가즘도 느끼지 못하며 결국엔 성행위를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도착입니다.



www.mardigras.org.au/galleries


더 위로 기어올라 가보겠습니다. 프로이트 정신분석에 따르면 아기들도 성욕이 있으나 아직 자아 개념이나 문명에서 정한 금지 따위를 배우기 전이라서 그들 성욕은 아래 다섯 가지에 대한 경계가 없다고 합니다. 성장하면서 사춘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이 다섯 가지를 떠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착자라고 분류하죠.


1. 성性 구분;

2. 성기 구분;

3. 청결 개념;

4. 종種 구분;

5. 근친 구분.


가령 근친 구분을 못하기에 발생하는 것이 그 유명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이며 여기서 정신분석이 출발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칼융이나 아들러는 각자 분석 심리학 등을 만들어 정신분석을 떠났습니다. 그만큼 논란이 있고 깊은 이야기이니 생략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1번 동성애는 유아기를 벗어나서도 성구분을 하지 못하는/안 하는 것으로 성행위 대상으로 이성을 택해야 하는 분화가 실패하여 동성을 택하거나 심지어 구별하지 않는 Bi-sexual을 유지하는 성향입니다.


정신분석에서는 이런 동성애를 비정상 혹은 나쁜 취향으로 보아서 고치려고 접근하기보다는 나도 모르게 동성이 좋아진 이유가 무의식에 분명 있으며 이에 대한 증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이 아직도 있다고 하지만 프로이트 선생님도 이걸 형법으로 다룬다는 것에는 반대하실 거예요.


www.newspower.co.k

시드니에는 마디그라말고 성시화 대회라는 것도 있습니다. 기독교 국가라 할 수 있는 호주이기에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 것도 최근 일이고 초기 마디그라는 불법 집회로 규정받아서 고초도 많이 겪었다고 합니다.


특히 일부 호주 교회 중 강력하게 율법을 지키려는 지파는 아직도 동성애 결혼을 반대하고 마디그라 축제에 가서 구석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구약에서 금지한 동성애를 행하는 이 문화를 회개시키려 노력하고 기도하는 집회를 합니다.


그리고 마디그라가 끝난 다음 주에는 악한 령靈이 쓸고 지나간 그 길을 예수 십자가를 들고 복음으로 다시 청소하는 성스러운 행진, 이 도시를 성스럽게 만드는 '성시화' 대회가 열립니다.


성경이라는 율법으로 된 세계관에 살면서 욕망이라는 악마를 계속해서 처단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중요한 일이라고도 봅니다. 어느 쪽이 옳다 나쁘다 말하는 것은 당신 무의식이 더 사악하다, 내 의식이 더 깨끗하다는 유치한 논쟁입니다. 오히려 그 둘은 동전 양면처럼 붙어서 서로가 있어야 존재 가능할 것입니다. 종류만 다를뿐 서로는 무의식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을 통해 이 둘을 보는 제 입장에서는 각자 다른 무의식을 따라 들어간 세계관이 부딪히는 것으로 의식으로 싸우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입니다. 정치나 종교 이야기는 가족 간에도 하지 말라는 이유는 그것이 무의식에서 출현한 것으로 의식 상 언어나 논리로 싸워서는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동성애 취향을 가지고 있으나 별다른 추가 증상은 없이 즐겁게 사는 분들은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것은 개인 선택이며 존중받아야 한다고 호주 헌법에서도 정했습니다. 하지만 동성을 봄에 욕정이 끌어 오르는 자신이 불편한 분이 있다면 약을 먹거나 수술로 변형시키고 잘라내서 해결하기보다는 정신분석을 받아 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정신분석가를 조롱하거나 바보로 취급하지 않을 마음 가짐이 있으면 시도해 볼 만합니다. 물론 돈이랑 시간이 일반 심리치료나 정신과 진료보다는 훨씬 더 들어간다는 점은 대신 양해 구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난 글 <날 진짜로 사랑한 승무원>에서 종種을 횡단하는 수간 (특히 여자가 수컷 짐승이랑 하는) 것에 호기심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스스로 분석해보기도 했습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이었고 자기 분석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것임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노사임당, 2024, 사랑이라는 착각


누군가의 정신을 분석하는 일이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까닭입니다.

                - 카타오카 이치타, <라캉은 정신분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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