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시안 열 가지
이제는 운동을 조금이라도 만족스럽게 했다면 바로 후폭풍이 밀려옵니다. 그리고 새벽에는 <파묘>에 나왔던 매국노 귀신에게 시달려야 하지요. 이렇게 찌뿌둥하게 일어나 카톡이랑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동공이 확 커지는 메일을 발견합니다.
우와! 드디어 가는구나!
하지만 부제를 쎄게 넣는다면 책 디자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합니다. 문감독이 준 부제 다섯 개 중에 편집부장님이랑 고르고 고른 5번을 강조해서 넣는 것이 전체 흐름상 더 좋다고 자문받았습니다.
1) 도끼병 치유사례집
2) 도끼병은 이제 그만
3) 너 진짜 도끼병 고쳐야 한다
4) 이 도끼도 네 도끼라고?
5) 오늘도 도끼 맞은 너에게
그럼 이 중에서 가장 나은 것을 골라야 하는데요. 주변에 의견을 모은 결과 네 번째 것이 가장 무난해 보인다고 합니다. [드림] 회계사 뒷모습도 있고 부제 역시 알맞게 들어가 있고요.
편집 부장님 말씀은 아무래도 책은 작가 의중이 중요하니 작가가 원하는 것으로 디자인도 선택하는 것이 맞으나 부제를 도드라지게 살리려면 위에 디자인이 답이라고 하시네요. 어떤 버전이던 장단이 있으며 책방에 나왔을 때 어떤 디자인이 시장성이 있는지는 신神만이 아는 것이라 우리로서는 준비만 할 뿐이라고요.
요즘 브런치 구독자가 빠지는 것만 보아도 제 느낌은 시장이랑 늘 반대로 간다는 명제가 맞는 것 같아서 저도 제가 원하는 것을 함부로 밀지는 못하겠어요. <군중심리> 아무리 읽어도 독자 맘을 미리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보라색 디자인은 제 책장에 진열했을 때 멋질 것 같다는 발상이라 시장에서 멀다는 징표입니다. 내가 보기 좋은 책이랑, 시장에서 선택받는 책이랑은 다르니..
초판은 우선 이렇게 진행하고요. 만약 초판이 모두 팔리고 반응이 좋으면 그때는 제가 원하는 보라색으로 재판 발행하는 것으로 중간 지점을 찾았습니다. 다시 이제는 출판사 시간입니다.
그럼 저는 읽고 쓰고, 제가 할 일을 계속하겠습니다.
모두들 사랑하며
시드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