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만이 답인가
장소는 책방이나 학교 도서관으로 보입니다. 나이가 저보다 위인 유명 여성 작가 한 분을 우연히 만났는데 아마도 한강 선생이 아닐까 합니다. 그분이랑 운이 좋게 이야기를 하는데 놀랍게도 제 글에 관심을 보이시기에 책장에서 제 책을 찾아서 드리니 몹시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건방질 수 있지만 첫 속지에 작가님께 드리게 되어 영광이다는 글을 친히 쓰는데 한글이랑 영어 맞춤법이 계속 망가집니다. 뒤에서 기다리는 선생님 시선이 느껴지자 몹시 식은땀이 납니다. 저자라는 놈이 맞춤법을 틀려서 선물로 주다니요.
백화점 넓은 공간에 드디어 입점한 첫날입니다. 인테리어 공사도 끝이 나서 홀가분하고 많은 후배들이 와서 함께해 주니 너무도 뿌듯합니다. 오신 분들 중에 호주 사람도 있고 오랜만에 보는 후배들도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 속에 섞여 행복해하는 내 모습을 벽에 설치된 거울을 통해서 힐끔 거리며 봅니다. 그 모습을 보는 것이 감격스럽습니다.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
-자크 라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