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마음을 모으는 꽃의 정원 2
-꽃을 타고 온 아이들
<꽃밭 나와라 뚝딱!>
꽃밭 선생님께서 예쁜 꽃모종을 잔뜩 가지고 오셨다. 아이들이 지난 시간에 심어둔 씨앗도 새싹으로 자라 있었다. 오늘은 꽃밭을 직접 만들어보는 날이다. 여러 줄 쭉 뻗은 이랑 - 겨우 내 양파를 품어 키워낸 텃밭의 일부를 꽃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삽으로 거칠고 단단하게 굳은 흙부터 뒤집고 깨며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리곤 학교 구석구석에서 돌을 주워왔다. 아이들은 어디서 이런 돌들을 찾아내는지 큰 돌, 긴돌, 반듯한 돌들이 꽃밭으로 모여들었다. 마구잡이로 쌓인 돌, '이 돌은 무엇이 될까?' 궁금했다.
꽃밭 선생님께서 "여러분들이 꽃에 물을 줄 수 있도록 길을 만들 거예요."라고 말씀하셨다. 힘자랑하는 아이들 소리와 함께 뚝딱 꽃밭 한가운데로 돌담길(?)이 생겼다. 학교 나무 아래, 강당 뒤편, 여기에, 저기에 널려있던 돌들이 모여 꽃길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꽃모종을 고르고, 땅을 파고 정성껏 심었다. '사랑해~'라고 말하며 흙 위에 물도 듬뿍 주었다. '꽃밭 나와라 뚝딱!'하고 마법을 부린 것 같이 뚝딱 만들어진 꽃밭이 신기했다. 꽃밭에는 8살, 9살 아이들을 닮은 작고 싱싱한 꽃들의 에너지가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꽃을 타고 온 아이야...>
꽃을 타고 온 아이야,
꽃처럼 피어나고
꽃처럼 빛나거라.
꽃밭 선생님께는 참으로 예쁘디예쁜 말이 적힌 팻말을 꽃밭에 꽂아주셨다. '꽃을 타고 온 아이야, 꽃처럼 피어나고 꽃처럼 빛나거라.' 읽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2022년 5월 꽃밭
해가 쨍쨍한 한낮에 꽃에 물을 주게 되면 꽃잎에 맺힌 물방울이 돋보기 효과를 내게 되어 꽃잎이 탈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시간에 자주자주 물을 주기로 약속했다. 만일 아침 시간에 꽃밭에 물을 주지 못해 한낮에 물을 주게 될 때는 반드시 뿌리 쪽 땅 위에만 흠뻑 주자고도 약속했다.
코끼리 모양 물조리개에 물을 담아 꽃밭을 들락날락 분주하게 다니게 될 아이들의 발걸음만큼 '꽃을 타고 온 아이들이 꽃처럼 피어나고, 꽃처럼 빛나길' 소망해 보았다.
#꽃밭#천일홍#레몬 타임#라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