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마음을 모으는 꽃의 정원 1
씨앗은 나누는 것
<꽃밭 가꾸기>
우리 학교 화단에는 큰 텃밭이 있다. 학년별로 일정 구역씩 할당받아 작물을 심고 기른다. 나는 식물을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화분에 물 주는 것 이상의 부지런함을 부려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옆반 선생님을 따라 텃밭 & 꽃밭 가꾸기에 동참하게 되었다. 1, 2학년이 할당받은 땅의 절반에는 텃밭을 나머지 절반에는 꽃밭을 일구기로 했다. 1, 2학년은 아직 아기아기 하기도 하고 교사인 우리 역시 경험이 부족하여 강사님들을 모시고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특히 꽃밭 가꾸기는 나도 처음 접해보았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 될지 참 궁금했다.
<씨앗은 나누는 것>
꽃밭 수업 첫 시간, 아이들은 씨앗을 관찰하고 씨앗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씨앗은 우주를 담고 있다는 아이, 조그만 씨앗 안에 큰 나무가 들어있다는 아이 등 소란스러운 와중에 우리는 씨앗에 관한 아름다운 의미 찾기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는 다양한 씨앗을 살펴보았다. 나 역시 처음 보는 씨앗이 있었다.
'풍선초'라는 식물의 씨앗이었는데 그 씨앗은 사랑을 품고 있었다. 둥글고 짙은 갈색 씨앗 가운데 아이보리 하트 무늬가 찍힌 참 사랑스러운 씨앗이었다. 여러 씨앗의 촉감, 모양 비교 등을 마치고 꽃밭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씨앗을 나누어 주셨다. 나누어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씨앗은 나누는 거예요."
모든 식물의 시작이자 결실인 씨앗. 그 조그마한 몸집 속에 품은 가능성. 다음 생명을 이어가는 그 숭고함. 그 작고도 위대한 것을 '나누는 것'이라 말씀하시는 꽃밭 선생님의 꽃을 닮은 목소리는 내 가슴을 따스하게 물들였다.
<넓은 가슴을 가진 아이>
아이들은 꽃밭 선생님에게 받은 씨앗을 종이 화분에 심었다. 씨앗이 싹트고 하늘을 향해 미소 지으면 학교 화단 진짜 꽃밭에 심어주기로 했다. 폭삭한 흙이 씨앗을 덮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녹아든 물이 씨앗을 적셔주었다.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온 힘으로 깨어나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나누는 마음'도 함께 쑥쑥 자라나기를, 넓은 가슴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기를 기도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