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야아빠 Oct 21. 2024

혐오와 증오의 이유

굳이 단계를 나눈다면

불편 <짜증 <미움 <분노 <혐오 <증오

대략 이런 단계 혹은 레벨이 아닐까?


혐오와 증오 중

어떤 게 더 높은(?) 단계일지 헷갈려

사전을 찾아보니


혐오: 싫어하고 미워함

증오: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 또는 그런 마음.


그럼 증오보다 더 높은 단계는 뭘까?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다,

정말 내가 궁금했던 건 그게 아니라


'왜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를 그토록

미워하고 혐오하고 증오할까?'에 대한 의문이었음을

다시 기억하게 됐다.


내가 볼 땐, 그렇게까지 미워하고

분노하고 증오할만한 일(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은 왜 그렇게

혐오와 경멸의 시선으로

또 다른 그 사람(혹은 그 일)을

바라보는 걸까?


미루어 짐작컨대

그 사람(혹은 그 일)이 그 자체로 그렇게

경멸한만한 사람(일)이어서라기보단

 

그의 과거 경험과 기질,

이해관계의 차이,

편견과 독선,

소문과 오해,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충족하고자 하는 욕망,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이

적절히 뒤섞여 나타난


일종의 마녀사냥, 마녀재판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그 일이

마녀(의 짓거리)여서라기 보다는


나의 불안과 두려움과 상처의

피고름에서 비롯된

방어기제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쥐구멍에 몰린 쥐의

발악 같은 거라고 할까?


그(녀)는 무엇이 그렇게

두렵고 아팠던 걸까?


그리고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두렵고 아프고 불안하게 만든 걸까?


그(녀)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

그리고 그(녀)가 진정으로 원치 않았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와 내가 본질적으로

완벽하게 나약하고 불완전하며

편견과 모순과 독선에 휩쓸리기 쉬운


한 명의 '인간'이란 점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그(녀)에 대한 나의

분노와 혐오와 증오의 기운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믿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