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마스크?! 파란 마스크의 연남동 카페 리브레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하루에 한 잔 만이라는 제약 덕분에 그 한 잔은 나에겐 더없이 소중하고 작은 행복이다.
그 작은 행복을 누리는 곳,
맛있는 커피 한잔이 필요한 날이면 저절로 생각 나는 곳,
리브레는 나에게 그런 곳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동진시장의 어귀에 있던
파란 타이거 마스크 간판이 눈에 쏙 들어오는
리브레는
지금은 연트럴파크로 옮겨 가며
세련미가 풀풀 풍기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가끔씩은
동진시절 시절의 리브레가 그립기도 하다.
좁은 내부지만 아늑한 느낌에 커피 향이
가득했던 공간이 말이다.
물론 화장실의 충격은 잊을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시절,
리브레는 일주일 정도의 주기로 바뀌던
에스프레소 원두를 기다리던 즐거움이 있었다.
이번 주는 어떤 맛일까,
그런 소소한 기대에 카페를 찾아가는 길에
살짝 살렘도 있었다.
지금도 드립으로는 여러 원두를 만날 수 있지만,
이제는 아메리카노로 즐기는 커피는 고정되어 있으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변화는 늘 찾아오지만,
그 변화가 좋기만 하지는 않다.
세련된 공간,
깔끔한 화장실,
다양해진 메뉴들.
분명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인데,
내가 좋아했던 리브레는 과거 허름했던 때의
순간에 박제되어 있다.
그래도 여전히 집에는 리브레 캡슐이
캡슐 머신 옆을 차지하고 있다.
맛있는 커피가 생각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그래서 캡슐로나마 아쉬움을 달래주는 곳.
나에게 리브레는 그런 곳이다.
한 잔에 마음을 기대게 하는 곳,
일상 가까이에 두고 싶은 작은 여백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