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선택은 플랫화이트, 연희동 매뉴팩트 커피
이제는 조용하다고 말하기 힘든 동네,
연희동은
원래 주택가 위주의 조용한 동네였다.
골목마다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고,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동네.
그러던 연희동에
맛집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나에겐 아직도 낯선 변화다.
그 흐름의 초입쯤, 매뉴팩트가 있었다.
동네가 변하는 동안에도
자기 호흡을 잃지 않은 채
고요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그래서 이 카페를 떠올리면
연희동의 시간과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매뉴팩트는
좁은 입구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처음이라면 잠시 망설이게 되는 계단이다.
카페가 있다는 걸
모른다면 선뜻 올라가기 쉽지 않다.
그래도 용기 내어 그 계단을 오르면,
작고 단정한 간판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카페는 크지 않다.
대신 한쪽에 핸드드립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때때로 이곡에서
드립커피를 내리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곳의 시간이 괜히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로스팅을 하는 카페답게
원두 종류가 다양하다.
콜드브루와 드립백도 함께 준비되어 있어
필요할 때 하나씩 골라 담는 재미가 있다.
내부는 비좁은 편이다.
여럿이 오래 수다를 떨기에 좋은 공간은 아니지만
대신 짧은 시간, 커피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잘 어울린다.
나는 이곳에 오면 주로 플랫화이트를 마신다.
다른 걸 마셔볼까 잠시 고민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 플랫화이트를 선택한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섭다.
처음 한 모금은
우유의 부드러움이 먼저 느껴진다.
조금씩 섞이면서 커피의 진한 맛이 올라온다.
입안에 커피를 머금고 음미하는 동안
나도 그 속도에 맞춰 조용해진다.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동네라는 이유만으로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곳,
내 하루 한 잔의 커피 타임에
소소한 행복을 더해주는 곳,
매뉴팩트.
연희동에 온다면
한 번쯤은 계단을 올라가 봐도 좋다.
조용히,
맛있는 한 잔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