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그 이름

공덕 프릳츠에서

by 이설



프릳츠.

이 단어를 쓰면 지금도 잠깐 멈칫하게 된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한 글자의 오타가 만든 살짝의

불편함.

마치 손톱의 거스르미처럼.

그래서인지 이 이름은 쉬이 잊히지 않는다.





얼마 전 공덕에 다녀왔다.

간 김에,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프릳츠가 떠올랐다.


처음 프릳츠에 가게 된 건

지인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프리츠에서 만나자”는 말을 듣고 검색을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단순한 오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프릳츠.

정말 그렇게 쓰는 이름이었다.


그 후,

다시 찾은 공덕 프릳츠는

유난히 사람이 많았다.

자리를 찾느라 서두르며 계단을 오르고,

겨우 앉고 나서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이미 진이 빠진 상태였다.


자리를 잡고 나니 공간이 조금씩 보였다.

어디 하나 반짝이는 곳은 없고,

대신 오래 쓰였을 것 같은 물건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분위기.

그저 오래 그렇게 있어온 것들.


그게 이상하게 마음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괜히 나도 이 공간의 속도를 따르게 됐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도란도란한 이야기들이 흘렀다.

기분 좋은 소란함.

그렇게 분위기를 즐기는 사이,

커피가 나왔다.


한 모금 살짝 마셔보니,

평소에 좋아하는 산미지만 지나치리만큼 강했다.

이정도 산미라면 라테를 마셨어야 했는데.


위장을 스치고 지나가는

카페인의 기운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입맛이라는 것도, 컨디션이라는 것도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는다는 걸

이런 순간에 알게 된다.


빵은 튀지 않고, 과장도 없고,

자기 할 일을 조용히 하는 느낌.

커피 옆에 놓이기엔 그 정도면 충분했다.


프릳츠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고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구나.


누군가는 추억을 마시러 왔을 테고,

누군가는 그냥 커피가 필요했을 것이다.

각자의 이유는 달라도

같은 공간, 같은 공기를 잠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좋았다.




커피라는 건 아마 그런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을 한자리에 앉히고,

각자의 하루에 잠깐 숨을 고르게 해주는 것.


그 커피를 담은 프릳츠라는 공간이

유난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하루였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