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우리는 마스크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고

by 장작가




2월에 미사를 보러 갔을 때였다.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을 때, 한 사람이 마스크를 안 쓰고 본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자 입구에서 지키던 관리인이 이렇게 얘기했다. “마스크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쓰는 거예요.” 나 자신을 병균의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서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이는 곧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어서 나 자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약간의 방심을 한 순간, 그 순간을 기회로 삼아 바이러스가 우리 몸으로 침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내 주위의 누군가에 병균을 전파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에 계속 맴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몸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여기고 관리를 못할 때마다 우리를 찾아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타루가 한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이번 유행병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있다면 당신들 편에 서서 그 병과 싸워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그렇습니다, 리유. 아시다시피 나는 인생 만사를 다 알고 있지요),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외의 것들, 즉 건강, 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정직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데 결코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알베르 카뮈. <페스트> p.329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딱 그렇다. 점점 줄어들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진자 수는 어느새 하루 4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어느 누군가가 나는 괜찮겠지, 별일 없겠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확진자 수의 급격한 증가는 그런 방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병균과의 싸움이 힘든 것은 굳은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타루가 말한 것처럼, ‘건강’ 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다. 과식하지 말아야 하고, 운동도 틈틈이 해야 하며, 잠도 충분히 자야 한다. 게다가 2020년 현재,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는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시대는 언제쯤 끝나는 것일까? 언제 우리는 다시 마스크가 없는 일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언제 우리는 자유롭게 이 세상을 여행할 수 있게 될까?



나는 지인에게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개발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우리가 이겨낸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페스트>의 마지막 구절에서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는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우리들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는 잡았을 지라도 우리 몸 밖에 있는 바이러스는 먼지 한 번 닦지 않은 데스크톱 pc 위에, 퇴근 후 허물 벗듯이 벗어놓은 옷가지 속에, 정리하지 않은 서류 뭉치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형태로 변이를 거듭한 후 어느새 우리 곁에 돌아와 우리의 일상을 다시 파괴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재미있는 연극을 보며,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었던 일상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의지가 필요하다. 병균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사람을 가리지도 않는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이 없는 자를 가리지 않으며, 특정 종교를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를 가리지 않는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균에 감염되어 자신이 소중한 이에게 이를 전파해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이를 명심해야 한다.



지금 밖에는 지난주 토요일과 마찬가지로 비가 내리고 있다. 2020년 여름, 유난히도 그치지 않는 비처럼, 코로나 확진자의 숫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루빨리 비도 그치고, 병균도 물러간 깨끗한 우리 하늘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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