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부르는 그들의 챔피언스리그 DNA
세상에는 수많은 축구팀이 있다. 그중에 최고의 팀을 선택한다면 어떤 클럽일까? 사람마다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를 꼽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레알 마드리드란 꿈의 구단이다. 그것은 오랫동안 역사 속에서 경기를 통해서 보여준 모습이 다른 팀들과 다르고, 수많은 슈퍼 스타들이 거쳐 갔으며, 엄청난 수의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와 함께 절대적인 강자의 위치에 있다. 지금까지 프리메라리가 우승 횟수가 무려 36회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정말로 특별하게 해주는 대회는 따로 있다. 바로 챔피언스리그다. 챔피언스리그란 각 대륙별로 가장 뛰어난 축구 클럽을 가리는 대회다. 유럽에는 UEFA(유럽 축구 연맹)에서 주관하는 UEFA 챔피언스리그가 있고, 아시아에는 AFC(아시아 축구 연맹)이 주관하는 AFC챔피언스리그가 있다. 이렇게 각 대륙별로 가장 뛰어난 축구 클럽을 가리는 축구 대회가 바로 챔피언스리그다.
각 대륙별 챔피언스리그 모두 의미가 큰 대회다. 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는 더 특별하다. 유럽은 우리나라와 비교도 못할 정도로 유럽에서는 축구 문화, 축구 산업이 발전되어 있다. 많은 팬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경기를 한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을 보고 싶다면, 월드컵도 좋지만 UEFA챔피언스리그를 보는 것이 좋다.
그 대회에서 경기를 뛴다는 것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겨뤄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런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뛰어볼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UEFA 챔피언스리그는 현재 축구를 하는 모든 선수들이 한 번쯤 뛰어 보기를 꿈꾸는 대회다. 게다가 말 그대로 챔피언스리그는 각국 ‘챔피언’까지는 아니더라도 리그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해야만 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및 이탈리아 세리에A 에서 뛰는 팀들은 리그에서 4위 안에 들어야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UEFA 챔피언스리그,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어느 팀일까? 그 팀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다. 레알 마드리드의 첫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1950년대로 돌아가야 한다. 1955년부터 1958년까지 1960년까지 무려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 지네딘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있었던 시절,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 깊었다.
지금(2025년 3월)까지 레알 마드리드는 총 15번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의 별명)를 들어 올렸다. 이는 곧 유럽의 여러 클럽 중에서도 제일 많은 횟수다. 선수들에게 있어서 이런 역사를 가진 레알 마드리드는 꿈과 같은 구단이다.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구단이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걷어찰 선수는 없을 것이다.
2022년 4월,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 경기에서 이기는 팀은 최종 4팀에 남아서 우승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첼시는 1차전에서 졸전 끝에 3:1로 지고 말았다. 실수로 인해서 실점하지 않아도 될 골을 내준 게 뼈아팠다. 2차전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릴 예정이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4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당시 첼시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은 무엇인가 작정을 하고 나온 것 같았다.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메이슨 마운트와 뤼디거, 베르너가 한 골씩 넣으면서 경기를 3:0으로 만들었다. 1차전과 합쳐서 4:3으로 첼시가 앞서게 되었다. 아, 이제 첼시가 올라갈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순간, 믿기 힘든 마법과 같은 순간이 벌어졌다. 좌측 측면에 있던 루카 모드리치가 오른발로 기가 막힌 패스를 했다. 그 공은 믿기 힘든 포물선을 그리던 공은 우측 측면에 있었던 호드리구가 바로 슈팅을 할 수 있게끔 전달되었다. 첼시의 골키퍼 멘디는 그의 슈팅을 막을 수 없었다. 1,2차전 합계 점수 4:4, 경기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벤제마에게 한 골 더 실점하는 바람에 첼시는 안타깝게도 4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역전의 명수였다. 16강에서 만난 파리 생제르멩에게는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졌다가 2차전 홈에서 3:1로 승리하며 8강 진출했다. 4강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1차전은 4:3으로 뒤졌지만, 2차전은 3:1로 승리했다.
강한 상대와의 경기에서 지고 있는 상황을 뒤집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이를 그 대회에서만 세 번이나 해냈다. 결국 마지막에 웃는 것은 자신이라는 듯이 승리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결승전에서는 리버풀을 1: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돋보이게 하는 대회다. 그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이 대회의 주인이라는 듯이 여러 상대팀들을 무너뜨리고, 우승을 하곤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보여줄 수 있는 데에는 역시 레알 마드리드에서 오랜 시간 동안 헌신적으로 뛰고 있는 혹은 뛰었던 선수들의 공이 클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루카 모드리치와 카림 벤제마다.
루카 모드리치가 2012년 8월 말에 레알 마드리드로 왔고, 카림 벤제마는 그보다 앞서서 2009년에 레알 마드리드로 왔다. 두 선수는 함께 챔피언스리그 5번 우승을 일구어 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뿐만 아니라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 카마빙가, 발베르데, 추아메니 등과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 부족한 경험을 전달해 주고 그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 이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는 지속적인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게도 챔피언스리그에서 좌절의 순간은 있었다. 내가 해외축구에 빠져들기 시작할 때였던 2004, 2005년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6시즌 동안 16강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당시에는 다른 팀의 팬들은 ‘16강 마드리드’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조세 무리뉴와 지네딘 지단,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지휘 하에서 안에 내재되어 있었던 그들만의 DNA를 활성화시켰고, 성공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어제 새벽에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도 그랬다. 그들의 상대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다른 팀들에게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오면 이렇게 경기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8강행 티켓의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경기에서 1:0으로 졌다. 지난 1차전과 합쳐서 2:2였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할 수 있었다. 후반전 음바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비니시우스가 날려 먹었다. 결정적 기회를 놓친 거라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20대 초 중반의 선수들도 있지만, 30대에 접어든 선수도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활약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베테랑 선수와 함께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의 기운이 다른 선수들에게 전파되는 것은 아닐까?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에게는 어떤 상대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이런 분위기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역전을 만들고 성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