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삶은 없다

개발이라고 하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by 장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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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 직원들과 함께 풋살을 즐기기 위해서 경기장으로 갔다. 공이 나에게로 오길래 오른발을 이용해서 힘껏 차 보았다. 그런데 공은 앞으로 가지 않고 내 뒤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헛발이다. 다른 말로 개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와 같은 실력의 사람이야 이런 실수를 자주 하게 마련이다. 허점이 많고 실수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다. 즐기려고 하는 건데, 실수 좀 했다고 해서 스트레스받을 건 없지 않나. 그냥 실수하더라도 다음에 또다시 안 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축구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그들은 프로 선수니까 그렇다. 돈을 받으면서 하는 일인데 나처럼 했다가는 큰 일 난다. 내가 공차는 장면은 기껏해야 함께 하는 사람들만 보겠지만, 그들이 경기하는 장면은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고,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전파된다.


그래서 그들은 내가 하는 것처럼 열심히만 뛰어서는 안 된다. 그 이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경기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입장권을 구매한 후 경기를 보러 온다.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실수 없이 완벽한 모습만 보여줄 수 있을까? 그것은 또 아니다. 경기장 내에서 공을 생각보다 다루기가 쉽지 않다. 편안하게 여유를 갖고 공을 다룰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전에서는 그런 장면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여유가 있다면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좋은 패스나 슛을 시도할 수 있다. 문제는 상대편이 우리가 그렇게 쉽게 공을 다룰 수 있도록 놔두지 않는 데 있다.

정말 뛰어난 선수라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상대팀 선수의 방해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완전히 여유롭지 않다. 단 한번 실수로 볼을 흘리게 되면 다시 상대팀 선수들의 방해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서는 공격과 수비가 오고 간다. 그리고 그 경기 안에서 선수들은 상대팀보다 많은 골을 넣어서 이기는 데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전체 둘레가 70cm 정도 되는 공을 팔도 아닌 발로 다뤄야만 한다. 게다가 상대팀은 내가 갖고 있는 볼을 탈취하기 위해서 언제든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상대팀 역시 마찬가지다. 축구장 그라운드 위가 넓은 것 같지만, 상대팀 선수는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언제든지 나의 공을 빼앗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경기장도 그리 넓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라운드 위에서는 많은 충돌이 벌어진다.


이런 충돌 속에서 실수는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마련이다. 선수들은 늘 자신이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생각하고 그에 맞춰서 패스를 하고 상대방 선수를 막고, 슛을 하겠지만, 머릿속에서 했던 상상대로 모든 것이 다 이뤄지는 일은 없다. 상상 속에서는 자신과 팀의 플레이에 실수가 없는 완벽한 모습을 볼 수 있을지라도,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서 아무리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들 역시 90분 간 경기를 하면서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런 점들을 볼 때 나는 축구가 우리의 삶과 무척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은 완벽을 꿈꾼다. 하지만 애초에 그것은 불가능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완벽하게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다가도 일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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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퇴근 후 시간을 내 하고 있는 책쓰기도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책이었던 <교양인을 위한 로마인 이야기>도 그랬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출판사에서 온 교정지를 보고 수정해야 할 부분들을 찾아서 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책에 존재하는 오타라는 것이 사실 눈에 거슬리고, 수많은 텍스트 속의 오점으로 남기에 오타는 가급적 없었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쓴 책이 아니더라도 다른 책들을 보더라도 오타는 발견되기도 한다. 나와 함께 책 작업을 했던 편집자는 이렇게 얘기했다. 초판에 오타가 나왔던 부분들은 중쇄를 찍을 때에 수정하면 된다고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책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오타들을 수정할 기회는 내게 오지 않았다.


양 팀의 선수들이 실수 없이 100%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점수는 0 대 0으로 끝날 것이다. 공격하는 팀은 멋진 슈팅을 할 것이고, 수비하는 팀은 훌륭하게 그들의 공을 막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의 꽃은 무엇보다 골인데, 무득점 무승부라니. 그건 좀 아쉽다. 멋진 경기일수록 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실수가 있어야 득점이 나온다.


물론 그 실수가 많으면 안 된다. 뛰어난 선수도 실수는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은 똑같은 실수를 여러 번 반복하지 않는다. 상대편의 골문 앞에서 득점을 노리던 공격수가 모든 찬스를 골로 만들어 내지는 못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몇 번의 찬스를 만들어 주면 골을 만들어 준다. 뛰어난 선수일수록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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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도 나이가 들었고, 유럽이 아닌 미국에서 뛰고 있지만 여전히 뛰어난 선수다. 그는 여전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높은 연봉을 받는다. 우리는 때때로 메시와 같이 고액의 연봉을 받거나 거액의 이적료로 팀을 옮긴 선수들이 경기 중 어이없는 실수를 할 때에 너무 아쉬워한다. 100% 실수 없이 경기를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선수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선수들이 경기 도중 실수를 한다. 메시도, 호날두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는 FC바르셀로나의 페널티킥을 전담하던 선수였다. 2012년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이 생각난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그 어느 팀도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2 대 1로 바르셀로나가 앞서던 상황에서 바르셀로나가 페널티킥을 얻었고, 리오넬 메시가 차게 되었다. 그리고 첼시의 골문은 경험 많은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지키고 있었다. 메시가 찬 공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그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와 버렸다.


메시는 잘 찼다. 하지만 조금 더 안쪽으로 공을 찼어야 했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잘 버틴 첼시는 역습 과정에서 페르난도 토레스가 한 골 득점하는 데 성공하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극적인 승부였다. 메시의 페널티킥 실수가 승부에 영향을 주었다.


당시 신과도 같은 활약을 펼치던 메시도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를 했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이는 메시도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내가 실수를 했다고 해서 너무 자책하지 말고, 누군가가 실수를 했다고 해서 너무 비난하지 말았으면 한다. 현재 상황에 집중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나가자.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앞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길이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세상 모든 일을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다 이룰 수는 없다.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고, 성공을 경험한다. 인간 존재 그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 중 한 명인 리오넬 메시도 실수를 한다. 그런 면에서 정말로 우리 인생에 완벽한 삶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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