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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Oct 16. 2023

배운성_가족도

예술에세이 7

배운성_가족도


그림 속 가족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있다. 난 한복입은 적이 언제던가? 무남독녀 외동딸인 나는 가족사진에 셋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가족사진은 넷이 되어 양가 집 거실 한 가운데에 결혼식 사진이 걸려있다.

아빠는 9남매로 형제가 많다. 온 가족이 모두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던 기억은 단 두번 할머니의 칠순잔치와 나의 결혼식때다. 할머니 칠순잔치때는 온 가족이 모여앉아 사진을찍는데 모두 합쳐 30명이 넘어서 사진을 찍기 힘들었다. 지금은 20대 청년이 된 사촌 동생이 두살때 할머니 무릎에 앉아있었고, 초등학생이던 우리들은 사촌언니오빠들 무릎에 옹기종기 모여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 한장을 위해 5분동안 서로 한 사진에 들어갈려고 만원 지하철을 타듯이 딱붙어서 환하게 웃던 기억이 난다.

결혼식날 예식이 끝나고 가족들 사진을 찍는다. 할머니 칠순잔치때처럼 키가 작은 조카들은 앞에 있고 어른들은 하나둘 뒤에 서있다. 신기하게 우리집 가족들은 다 키가 작아서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키를 맞춘듯이 정렬을 이루며 서있다. 엄마, 고모들 새벽부터 열심히 단장하고 머리도 크게 뽕을 띄우고 예쁜한복들 입었지만 얼굴도 같고 키도 같아 쌍둥이들이 나란히 서있는듯한 모습에 웃음이 난다.

가족사진은 항상 볼때마다 웃음이 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하늘나라에 가시고 난 후 왕래는 예전만큼 많지는 않지만 앨범 속 가족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언제나 내 마음 한켠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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