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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Oct 17. 2023

아드리엔 반 오스타테_학교선생

예술에세이 8

아드리엔 반 오스타테_학교선생

아드리엔 반 오스타테_학교선생

이 곳은 과연 어디일까? 나무 판자로 지어진 이 집의 천장은 쥐들이 움직이면 삐걱거릴듯이 약해보인다. 2층에서 한 아이가 머리에 양동이를 들고 계단을 내려온다. 저 아이는 벌을 받은 걸까? 선생님 몰래 방을 들어 오는 걸까? 계단 난간에는 다 떨어진 천이 널려있다. 그 밑에 선생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검은 모자를 쓰고 의자에 기대어 앉아있다. 의자의 팔걸이에 손을 짚고 한 손으로는 몽둥이를 들고 있다. 어릴 적 사랑의 매를 맞아본 사람이면 모두 알듯이 선생님은 앞의 아이를 혼내는것 처럼 보인다. 선생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구부정한 자세로 책상을 바라보는아이는 수학문제를 틀렸을까? 국어 문제를 틀렸을까? 공부를 이해하지 못해서 한숨만 나오는지 그의 다리는 앙상해보이기만 하다. 그 옆에 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혼나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손에는 모자를 들고 있는데 왜 모자를 들고 있지? 이 방 구석구석에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있거나 바닥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다. 한 소녀는 동생을 데리고 학교에 온듯하다. 동생을 돌보면서 공부에 매진하던 이 소녀는 미래에 어떤 여성이 되었을까?

창 밖을 바라보는 아이는 이 곳을 탈출 하고 싶을까? 아니면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마굿간 같이 생긴 이곳에 많은 아이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고있다.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은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 어른이 된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그때 공부안하면 나중에 후회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지만 잔소리가 길어질까봐 입을 꾹 다문다. 아마 그림의 선생님도 그렇지 않을까? 눈 앞의 아이를 혼내고 있지만 이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잔소리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다. 이태석 신부님이 수단의 톤즈에서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가르친다.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가난과 전쟁으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란아이들이 이태석 신부님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공부를 한다. 반짝이는 눈빛들이 예뻤다. 플라톤이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제자들과 모여서 공부하던 아카데미아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었다. 이태석 신부님이 커다란 칠판을 가져다 놓고 아이들은 나무 아래에서 신부님만 바라본다. 무언가를 배운다는것에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한 모습에 그런 아이들과 수업하면 즐겁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피곤하다 힘들다 공부가 싫다는 볼멘소리를 들으며 수업하면 웃으며 시작한 수업도 끝날때는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지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주기 위해서 미소를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아이들이 배움의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 그런 마음에 수업을 하였는데 아직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속상할때도 있지만 학부모님과 이야기 하다보면 아이들이 수업이 즐겁다고 집에서 말한다고 듣게 되었다. 이건 뭐지? 갑자기 행복해졌다. 아이들이 수업이 즐거우면서 겉으로 툴툴 대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다. 그 기쁨에 즐겁게 매일 수업을 하고 있다. 그림 속 선생님도 그런 마음으로 매일 아이들과 만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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