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세이 44
어느 화창한 날 소풍을 간다. 많은 사람들이 강가 근처에 있는 배를 타러 옹기종기 모여있다. 배를 타며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 강에 있는 뚝섬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수다를 떤다.
서울에는 오늘 눈이 내려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낸다고 하지만 포항은 햇빛이 쨍쨍한 화창한 날씨다. 이럴 때 밖에 나가서 그림 속 사람들처럼 소풍을 갈까 생각한다.
햇빛에 비치는 윤슬을 보면서 시원한 바람과 물의 출렁임을 보며 물멍을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에 몸을 맡겨 바람에 날아가 본다. 오랜만에 따뜻한 날씨에 해님에 인사하며 손을 흔들어본다.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반갑게 대답해 준다. 바람에 머리가 산발이 되었지만 바람의 진심 어린 반김에 머리를 쓸어내리며 바람을 안아본다.
들숨에 바람이 나와 악수를 하고 날숨에 스치듯 포옹한다. 이러한 자연과의 만남이 얼마만인가? 얼른 강추위가 지나서 몸을 웅크리며 추위와 싸우는 산책이 아닌 어깨 펴고 가슴을 열고 당당히 걸으며 산책을 온몸으로 즐기는 시간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