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집에만 있는 생활이 많아졌다. 가장 편한 장소이지만 매일 집에 있으니 찌뿌등한 느낌이다. 그러다 문득 이 집을 살때가 생각이 났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은 아니지만 이 집을 5년전 남편과 발품을 팔아서 없는돈 다 땡겨서 구한 집이다. 지금은 은행에게 월세를 주고 있지만 우리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문구사와 공부방을 같이 할 수있는 집, 내가 경제적활동을 할 수 있는 집이다. 비록 우리부부의 나이보다 10살이나 많은 집이지만 골격이 튼튼하여 성형수술만 잘해주면 살기 딱 좋다.
이 집을 구하기 전 원룸에 살았다. 지진을 두번 경험하고는 원룸에서 살기가 무서워졌다. 아파트에 사는걸 죽도록 싫어하는 나 때문에 남편은 주택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매일 집보러 부동산 아주머니와 동네를 돌아다녔다. 남편 회사에서 가까운 이 동네를 벗어나기 싫어서 동네를 몇바퀴를 돌았다. 우리가 가진 돈과 우리가 원하는 집은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 ‘돈을 더 모아야 하나? 대출을 더 땡겨야 하나?’ 고민하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경매를 알아볼까? 부동산 시세를 공부해볼까 이런저런 잡생각이 머릿속에 헤매고 있었다. 그러다 부동산 사장님께서 자신의 집을 우리에게 권하셨다. 집을 구경하는데 오래된 느낌은 있지만 위치며 가격이며 다 마음에 들었다. 부모님들도 다 모시고 와서 집 사는데 의견을 모았다. 남편은 주택 관리에 골머리를 쓸것을 각오하고 집을 사기로 결심했다.
역시나 70년도에 지어진 집이어서 군데군데 수리할 곳이 많다. 하나씩 고치면 아파트에 관리비보다 더 될것도 같아 내심 미안하기도 했다. 그치만 작은 마당에 귀여운 강아지도 키우고 옥상에서 고기도 구워먹으며 이 집에서 즐기며 살고 있다.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야 하지만 심심할 땐 공부방에서 책을 보며 놀기도 하고 늦은 밤에도 음악을 크게 틀고 감상한다. 윗집 아랫집 눈치 볼 걱정도 없고 밤 늦게 세탁기도 돌리고 설거지도 한다. 자유분방한 삶을 집에서 누리고 있다.
이렇게 주택에서 사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매년 수리를 하면서 이 집과 평생을 함께 살고 싶다. 그래서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