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석현 Aug 07. 2023

박지성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


올해 나는 권투장에서 함께 운동하는 고 모씨로부터 의아한 말을 들었다. "저희 삼촌이 그러는데 박지성은 운으로 성공했데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굳이 이의제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하에 입을 닫았다. 하지만 또 다른 지인인 송 모군이 손흥민의 EPL득점왕 등극과 관련해 나와 커피를 마시면서 "박지성은 운빨이잖아요"라는 의견을 드러낸 순간 박지성에 관해 그릇된 정보가 유통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에 박지성은 차범근과 더불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이자 월드클래스 선수임을 강조하겠다.


박지성은 J리그 교토 퍼플상가와 에베데레지 psv를 거쳐 세계적으로 명문구단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맨유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이다. 이 선수는 2005년  발롱도르 후보군에 뽑힌 만큼 축구실력이 뛰어나다. 이와 함께 월드컵에서는 거스히딩크 지휘 하에 뛴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축구강호 등을 물리치고 4강을 밟았다. 이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는 한국축구 사상 최초로 해외원정 16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리고 클럽에서 만든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명장 퍼거슨이 이끄는 맨유에서 수비형 미들필더로 뛰면서  EPL3회 우승, FA컵 제패, 꿈의 리그인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준우승 등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렇듯 박지성의 축구기량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퍼거슨 역시 자서전을 통해 "박지성은 월드클래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신만 이를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 글의 서두에서 밝혀듯이 박지성의 실력을 평가하는 현상이 왜 생겼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를 궁리하면 박지성이 유소년 때 체격이 작아 또래친구들과의 몸싸움에 밀려 고전한 일화와 축구명가 수원 삼성 입단에 실패한 사례로 추측된다.


하지만 단점 없는 축구선수가 있을까? 거의 모든 축구선수들은 운명적으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맨유 소속 하그리브스는 유리몸으로 알려졌고, 삼바 축구 일원 아드리아누는 자기관리에 실패하면서 술, 마약 등에 손을 대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박지성의 단점은 별 문제가 안 된다


대신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단점들을 극복하고 성장했는지 여부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박지성은 귀감이 되는 대상이다. 작은 체구를 보완하고자 먹기 힘든 개구리를 복용했고 웨이트트리닝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공격수 안정환이 2021년 kbs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엄격한 거스 히딩크이 박지성만은 지적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웨이트트레인 등 운동을 성실히 해서다"라고 피력했다.



5월 인터넷 뉴스를 도배한 손흥민의 EPL득점왕 등극으로 같은 리그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이는 대게 우열을 가려내려는 본능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굳이 비난할 이유는 없다. 다만 분별력을 갖춰 편견 없이 하기를 바란다. 박지성은 축구변방인 한국에서는 나타나기 어려운 월드클래스 선수로서 쌓아 올린 축구기량, 경험, 축구인맥 등은 한국 축구에 큰 이바지가 되는 자산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2000년 초반부터 약 2010년까지 한국인의 밤은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뛴 박지성 때문에 뜨거웠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과연 이 여자 고향은 어디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