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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현 Jul 14. 2023

과연 이 여자 고향은 어디일까?


군 전역 후 일터에서 만난 엠 양은 전북 출신 부모님 밑에서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다. 이후 나를 만난 2008년까지 서울을 기반으로 생활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그녀는 대화 도중에 내가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실을 알게 되자 반색을 하며 나의 고향도 전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나는 고향이 서울 아니세요?라고 되물었다. 이러자 그녀는 부모님이 전북출신라서 나의 고향도 전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어릴 때 미국, 프랑스 등 서구로 입양된 사람들도 성인이 되면 고향인 한국에 찾아오지 않냐?라며 이와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말을 계속 이어나가면 싸움으로 번질 거 같은 느낌이 든 나는 말을 중단했다.  


하지만 나의 속마음은 다음과 같다. "너의 고향은 서울이다. 고향은 그 지역 농산물, 자연 등 물질적 요소으로부터 영향받아 해당 지역 문화, 전통 등 정신적 요소 지배를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있어야 한다.   너의 부모님이 단지 전북사람이라는 단순 사실만으로 너가 전북이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일은 논리적 비약이 크다. 너를 둘러싼 물질적 정신적 토대는 태어나고 자란 서울이다. 게다가 언급한 입양 사례는 부적절하다. 그들은 한국 외적인 환경에서 자라나 한국적인 면을 전혀 영향받지 않아 이에 대한 그리움이 작동했고, 뜻하지 않던 입양이라는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국에 방문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너를 규정하는 요소가 서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편, 그녀가 전북에 대해 좋아하는 감정을 가져서 감사하다. 인구 등 객관적 지표에서 외면받은 전북현실에서 이러한 관심은 큰 힘이 돼서다. 하지만 이에 반해 굳이 그녀가 "전북은 내게 있어 제2의 고향이다"라고 말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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