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끊이지 않는 시련
육아 에피소드를 올리면서 항상 성공담만 쓰고싶은게 나의 마음이지만, 아이의 예민함과 나의 둔함은 언제나 트러블 메이커!
최근 다섯살 딸은 나에게 또 한번의 시련을 안겨주었다.
즐거운 여름방학이 지나고 다시 유치원으로 가야하는 아이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등원 거부. 겉으로는 지난 3월 유치원 적응기간에 겪은 것과 얼핏 비슷한 모양새였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문제들이 얽혀있었다.
유치원에 왜 가기 싫은가 하는 질문에 딸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세가지를 꼽아 말했다.
선생님이 일을 조금만 한다(?)
말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그렇지 조금 더 파고들어보니 이건 그나마 간단한 문제였다. 그저 선생님의 관심이 조금 더 필요한 것이었다. 담임선생님과 주고받는 수첩에 내용을 적었다. 아이의 내향적인 성격을 익히 아는 선생님은 적절한 대응책을 알고 계신 분이었다.
그래도 미처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은 매일같이 색종이 편지로 전달이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을 때' 드리는 이 편지는 아이에게 마치 부적같은 작용을 했다.
친구들이 밥을 흘리며 먹는게 싫다.
"너도 흘리면서 먹잖아. 집도 돼지우리나 매한가지인데 웬 깔끔한 척이야~!!"하고 말하고싶지만 이게 의외로 여러가지를 내포하는 까다로운 문제였다.
2주 이상 지속된 등원길 스트레스에 어느날은 유치원에서 만난 원감선생님 앞에서 울컥하여 눈물까지 보인 심약한 나란 엄마...(쩝..) 상담실에 들어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최근의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담임선생님까지도 자유놀이시간이고 부담임선생님 계시니 괜찮다며 동석해주셨다. 이런 민폐가 있나...
그날 상담으로 알게 된 것들 - 밥을 흘리는 것으로 상징화되는 친구들의 성격은 대체로 활달하고 와일드한 유형이었다. 예민하고 내향적인 이 딸내미는 밥 흘리는 행동 자체도 잘 용납하지 못했지만, 친구들의 그런 성격을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닐까? 일부러 상호 보완되는 성격의 아이들끼리 옆에 앉도록 했던 담임선생님께서 다음 자리 배치 때에는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붙어 앉도록 해보겠다 하셨다. 정말 여러모로 죄송하고 감사하다.
엄마랑 헤어지기 싫다.
이 부분은 아동심리치료 분야에서 일하는 지인의 처방을 받았다. 4살까지도 없던 분리불안이 5살이나 되어서야 생기다니. 애착육아에 심혈을 기울였고, 성공했다고 생각했건만... 애착육아는 만 3세면 끝나는건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5살에겐 5살에 맞는 애착육아가 필요했다!
그동안 하루 한두시간 허용되는 둘만의 시간에 항상 갔던 놀이터 시간을 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둘이 손 잡고 슈퍼에 가거나 밖에서 군것질을 하며 눈을 보고 진정한 둘만의 시간을 갖는 걸로.
그래서 첫날은 집근처 카페에서 남편이 모아둔 포인트로 팥빙수를 먹었다. 오래 앉아있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유치원에서 만든 종이접기 작품을 보여주며 즐거워했다.
말 수가 적으신 시아버님은 속병을 종종 앓으시는 분이고, 크면서 성격이 변한거라는 남편은 6,7세때 숫기가 없어서 웅변학원을 다녔다고 한다. 별게 다 대대손손 내려오는구나 싶다.
22개월 된 둘째는 남의 집 아들내미들이랑 치고박고 자기도 스크래치 나면서도 끌어안고 좋다고 하는 활발하고 단순한 성격이 벌써 보이는데, 항상 둘이 자매인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안정된 가정에서 부모가 올바른 양육을 계속해나가면 가능한 범위에서 어느정도의 변화는 가능하리라 믿는다. 숫기 없던 남편이 대학생때는 선후배들 사이에서 잘 나가는 인기남이었듯이.(으으응~? 정말~?)
오늘은 하원하는 큰딸의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줄까,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항상 너의 곁에 있다는 것을 또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 엄마들의 고민과 시련은 계속된다.
쭈~~~욱~~~ 영~~~원히~~~ ㅠㅠ
함소아 어플에 연재하고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