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처음으로 친구 문제를 마주하다
2016년은 다섯 살이 된 첫째가 유치원을 다니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한 해였다.
유치원의 교육과 단체생활은 어린이집의 '보육'과는 차원이 달랐다. 꼭 프로그램이 달라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이 커지고 사회성이 발달하면서 각자 나름대로의 어려움들을 겪는 것이 보였다. 씩씩한 아이들은 씩씩한 아이들대로, 소심하고 예민한 아이들은 또 그 나름대로 친구들과 부딪히고 고민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1년이었다.
4살 어린이집 생활을 할 때에만 해도 그냥저냥 친구들한테 안 맞고 안 때리면 그만이었는데 5살이 되니 친구들의 놀이에 끼고 싶고, 그러한 친구들 사이에서 놀이에 안 끼워주는 대장 같은(?) 아이들이 생기고, 또 그런 문제에 아이가 상처 받아서 울적해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정신적 성장에 어쩔 줄 몰랐던 것은 나였다.
나에게는 아직 아기같은 녀석이 친구 문제로 어려워하니 답답해서 담임선생님과도 상담을 해보고 주변의 선배 엄마들에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물어보기도 했다.
하원 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집 근처에서 놀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집에 친구를 초대해보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시크릿쥬쥬 놀이에 끼어보라고 쥬쥬 옷이며 운동화도 사줬다.(우습게도)
하지만 이번 헤프닝은 시크릿쥬쥬의 열기가 시들해지고 유치원의 쥬쥬 멤버들이 해체(?)하면서 내 딸이 파고들 틈이 생기며 자연스럽고 쉽게 풀려나갔다. 내가 마음을 썼던 그 에너지가 아까울 정도로 아이의 고민은 가볍게 해결됐다.
이미 초등학생이 된 아이를 둔 학교 선배는 이렇게 조언했다.
"그 때에는 혼자 심각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는데 지나고 보니 다 크는 과정의 하나더라. 방치하지만 않으면 해결할 수 있어."
엄마가 개입하는 것이 어느정도가 좋을지, 약간은 감을 잡을 수 있는 한마디였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부모는 하나씩 하나씩 아이를 놓아준다. 잠을 재워주던 포대기를 내려놓고, 밥을 먹여주던 숟가락을 놓고, 계단을 걸을 때 잡아주던 손을 놓는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나씩 놓아줄 때마다 아이에게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부모에게도 참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잠을 못 자고 울고불고 난리가 날 수도, 밥을 흘려 난장판을 만들 수도, 넘어져서 다칠 수도 있다. 아니,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가 자라면서 숱하게 겪는 일이다.
이제 먹고 자고 뛰어다니는 것을 독립시키고 나니 친구문제가... 찾아왔다. 이것도 내 손을 놓는 과정에서 마음을 다치는 일들이 생길 것이다. 그게 두려워서 계속 손을 붙잡고 있으면 아이는 자라지 못하겠지...
내 역할은 한 발 짝 떨어져서 지켜보고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일이다. 조금씩 다치면서 이겨내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감해지자, 엄마야!!
함소아 앱에 연재 중인 여섯번째 육아에세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