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자와 공여자 부모님들의 마음
"신장 기능은 90% 이상이고..."
난 생각보다 더 건강한 몸을 갖고 있었다. 심장의 중심축이 한 쪽으로 약간 치우쳤다거나 신장 동맥이 한 바퀴 꼬여있는 기형(?)이 발견된 자잘한 문제 외에는 전체적인 건강검진을 아주 무난하게 통과했다.
바로 얼마 전인 9월 초, 이식 적합성 검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시댁에 전화를 드렸다.
"그래, 고생했다...... 튼튼한 남편을 만났으면 이런 고생 안 했을 텐데... "
시부모님께는 최대한 아무 일도 아닌 듯, 아무리 가볍게 전달하려 해도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다음 날, 이식 적합 판정 결과를 시댁 채팅창에 전달하고 형제, 동서지간에 축하와 감사, 농담을 주고 받는 중에도 아무 말씀 없으셨던 시부모님.
저녁에 어머님께서는 친정엄마께 전화를 걸어 그간 참았던 눈물을 쏟으셨다고 한다. 친정엄마는 같이 울면 시어머니 심정이 더 말이 아니게 될 것 같아 차분하게 대화하려고 애쓰느라 힘드셨다고...
결과 통보를 앞두고 심경을 밝혔던 친정엄마는 그래도 어쨌든 잘됐다고... 최선이다 하셨다. 처음 박서방이 이제 이식이나 투석 준비해야 하는 단계다 했을 때 눈물을 보이셨던 엄마는 덤덤하게 대처하고 있는 딸과 역시 같은 성격의 친정아빠 사이에서 침착하게 흐름을 주시하고 계셨다.
내일 있을 추가 검사와 정신과 상담 등을 앞에 두고 가족관계증명 서류와 혼인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한 걸음씩 수술에 가까워질 때마다 마음 속에 파도가 친다.
일상에 충실해야지. 일도 놓지 말아야지.
요새 집에 혼자 있을라 치면 시집이라도 출간할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