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 심한 아이.. 역시 변한다

기질, 그리고 성격 형성에 대한 짧은 생각

by 육부인

이 녀석 낯가림이 유별나구나 하고 처음 느꼈던건 아마도 백일촬영 때였던 것 같다.


세번을 방문해서야 겨우 백일촬영을 마쳤기에...

성장앨범이 ㄹㅇ 성장과정을 담고있다ㅡㅡ;;

110일.. 120일.. 130일...ㅎ


낯가림때문에 가장 힘들 때는 명절때였다.


자주 보지 않는 친척들이 모일 때면 아이가 울면서 엄마아빠한테서 떨어지질 않았다.

1박2일 내내 울음이 계속되었고

세돌 직후의 추석때까지 그랬다.

그나마 그다음 설날때는 낯도 좀 익고.. 돈도 알아서 세배라는걸 했다. 드디어.

그러나 7살인 지금까지도 해마다 세배 타임이 되면 엄마를 살짝 긴장하게 하는건 여전하다. 표정이 경직됨ㅋ


단체생활은 의외로 거부감 없이 적응했다.

예민하고 낯가림이 심해 모두들 걱정했는데 완전 의외로 엄마랑도 잘 떨어지고 다시 만나면 반갑게 뛰어와서 반기는... 이른바 안정애착의 전형이었달까ㅋㅋ (둘째는 안정애착에 실패한 케이스였지만ㅠㅠ)

원장쌤한테 애착형성 잘되어있나보다고 칭찬받을 정도로 이건 넘 잘됐음.


그러나 여전히 4살 무렵에도 이런게 있었지.


길을 가다가 저 멀리 딸 친구가 보이길래 내가

"ㅇㅇ야~~~ ㅇㅇ야~~"

하고 부르면

네살짜리 꼬맹이가 내 손을 살짝 당기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엄마... 안 불러도 돼..."



그리고 다섯살...

극심한 사회화를 겪기 시작한다.

애들이 무리지어 놀기도 하고, 유치원 역할영역에서 애들끼리 친분이 쌓이기도 하고, 또 몇몇... 주도적인(?) 아이는 이 놀이에 누굴 끼워주네마네 하다가 친구들간에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그런것도 다 흘러간다.

기존 친구들 말고 또다른 새로운 친구들과도 친분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친구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오지랖 최강인 6살,

7세와 합반하면서 자연스럽게 언니오빠들 단계의 친구관계, 집단 놀이를 보고 배운다.

7세가 되고 동생들을 챙겨주는 과정에서 6세 동생들한테서 좋은 소리를 좀 들었다.

작은 자신감이 쌓인다. 차곡차곡. 아무도 모르게.

(엄마는 모르고 선생님만 안다ㅎ)


학부모상담 시즌에 작년보다 많이 달라졌다는 얘길 들었다.

그토록 염원하던 단짝이 생기고

그 친구와 놀면서 다른 친구들한테도 같이 하자고 주도할때도 있다고...

(요기요기 붙어라 하면서)


엊그제는 길에서 저 멀리 보이는 6살 동생을 향해

"ㅇㅇ아~~!! 안녕?^^"


하는데....

3년전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이녀석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했다.


당장 낯가림 심하고 숫기 없고 친구관계에 상처받는 아이라도

작은 경험들, 사회화 과정을 겪을때 부모가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면 결국 아이는 조금씩 변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그런 활달하고 리더십있는 모습이 아니더라도 어떠랴.. 그게 그냥 내 아이인걸ㅎ

있는그대로 받아들인다는게 쉽진 않지만.. 또 그렇게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살길을 찾는다.

여전히 영역별 놀이를 선택할 때 역할놀이같은것보다는 미술영역이나 언어, 수조작같은 혼자 하는 활동을 즐기지만, 친구들이랑 함께 하는 놀이 역시 적당히 즐기고 '누구누구랑 많이 놀면서 친구가(절친) 되고 있는것같다'며 대인관계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기질적인 부분을 버리고 막 다시 태어날 수는 없다. 그래도 부모가 그 기질을 인정하고, 아이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적절히 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방향은 알겠는데 방법은...?

그때그때 부딪히는 상황에서 여유있는 태도로 공감하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가 반복되면 담임선생님께 조언을 구한다.(전문가 무시 못함)

지금까지는 일단 이렇게 하고있다..

남자든 여자든 활달하든 내성적이든 어떤 아이이든 공감이 중요하지만, 예민하고 숫기없는 애들은 공감이 특히나 중요한 것 같다. 비록 이해 안될지라도 무조건 공감해보자.ㅋ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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