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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부인 Nov 09. 2021

아침 버럭, 등교 후 반성

유아기 낮버밤반의 연장선













 하교 후,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들어온 아이가 밝게 엄마를 부르며 들어왔다.

 "잘 다녀왔어?"

 같이 웃으며 맞이해주고, 엄마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사과할 것이 세 개나 있다고 말했다.


 첫째, 이미 낸 숙제를 엄마가 착각하고 잃어버렸다고 혼을 냈다.

 둘째, 나름대로 스스로 준비해놓은 준비물을 칭찬은 안 해주고 하나만 챙겼다고 또 뭐라 했다. 엄마가 잔소리 안 했는데 니가 스스로 준비한거라서 사실 칭찬받아야 하는거였다. 정말 잘 했다.

 셋째, 낙엽은 학교 가는 길에 좀 더 주워 가면 된다는 좋은 해결책을 내줬는데 비 와서 젖은 낙엽 안된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좀 젖었어도 가져가서 닦아서 쓰면 될 것 같아서 너희들 보내놓고 너무 잘못 생각했구나 싶더라. 너의 말이 다 맞았는데 미안하다.


 구구절절 오전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부분을 아이한테 사과했다.


 친정엄마는

 "아이구 현이 가여워라. 오늘은 무슨 날이었나, 너답지 않게 왜 그랬어?"

 라고 하시면서도

 "그래도 막상 현이는 다 잊어버리고 잘 있을걸? 나뭇잎도 지꺼 부족하면 친구꺼 남는거 달라고 해서 또 잘 할 애잖아."

 하고 위로해주셨다.


 하교한 아이에게 물어보니 진짜 딱이었다. 많다는 친구한테도 하나 받고, 선생님께 많길래 자기 부족하다고 조금 부탁드려서 받아서 또 했단다.

그러면서 괜찮다고 쿨하게 사과를 받아주고 조잘조잘 친구들 이야기를 하며 신난 기색이다.


 애들 아빠 말대로 내가 우리 둘째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는게 맞는 말인가 보다.

  곧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둘째는 이제 제법 스스로 잘 하고, 숙제도 잊지 않고 챙긴다. 마냥 엄마가 챙겨줘야 하는 '애기 같은 막내'라는 고정관념에서 내가 좀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아마도 진작에 그랬어야 했을지도.


 아이는 쑥쑥 자란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자라는 만큼 나도 좀 더 믿어주고, 존중해주고, 그리고...

아이 알림장은 제 때! 미리미리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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