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아야 하는 게 이유

갱신되는 삶

by 꿈꾸는루다

갱신의 시간이 돌아왔다



갱신 또 다른 말로는 renewal 리뉴얼 :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


2년마다 이뤄지는 갱신되는 삶.

앞으로의 2년을 살아나가기 위해 2년 주기의 12월에서 2월 사이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올해가 2년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원서 넣고 면접을 봐야 하는 해이다.


나는 2년마다 면접 보는 방과 후 강사이다.

사실 1년마다 계약이지만 80점의 만족도 조사만 받으면 1년 자동연장이니 대부분 80점은 넘는지라 2년마다 계약이어도 무방하다.


방과 후 강사로는 올해로 9년째 내년이면 10년째이다.

수학 공부방을 한지는 18년째

더 멀리 수학 과외를 한지는 27년째


수학을 제일 싫어했는데 이렇게 꾸준히 수학 과목을 가르치는 거 보면 인생이란 게 참 웃기기도 한다.


면접시즌이 오면 계속 학교에 남을 것인가?

다른 학교로 이동할 것 인가를 고민한다.

물론 기존 학교가 나를 뽑아준다는 보장은 없다.

서류에서 기존 선생님도 떨어질 수 있는 게 이 세계이다.


또 이 시기에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것 인가를 고민한다. 면접이라는 게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그래서 면접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 5분 정도 시연하는 것이 현타를 느끼게 할 때가 있어 수업 시연하다 보면

나는 누구? 나는 어디에?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다 저녁에 이부자리에서 이불 킥 하기도 한다.


나이는 이미 40을 넘었지만 여전히 상처를 받는다.

서류에서 떨어져도 상처를 받는다.

면접에서 나보다 나이 어린 선생님이나 학부모 앞에서 강의 시연하며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공부방 외에도 2년마다 긴장하면서 방과 후를 하는 그럴듯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첫째는 내 공부방은 중. 고등학생 전문이라 예비 중학생을 모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둘째는 시간당 임금이 작지 않아 내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과

셋째는 안정적 고정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만

결론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이다. 고상한 이유는 없다


하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해보자면 2년의 갱신을 위해 부지런히 노하고 생각하는 나를 보게 된다.

방과 후 수학을 하면서 실 공부방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많이 하였다. 창의 교구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스토리텔링 학습도 진행하며 수학보드게임을 통한 수학 학습도 진행하였다. 방과 후에서는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학습을 진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노하우도 쌓이게 되고 수학 학습을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생각하게 되어 수업 내용들은 자료로 쌓이게 되어 공부방 수업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Renewal의 말처럼 이미 있었지만 새롭게 고쳐쓰기 위한 일들을 했는지 갱신의 시기가 다가오면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갱신되는 것인가 갱신하는 것인가?

붙박이처럼 붙어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차피 그럴 일은 없다.

어차피 하루종일 매어 있는 삶이 싫어서 선택을 했다면 면접과 서류를 넣는 일을 귀찮아해서도 싫어해서도 안된다. 왜냐면 먹고살아야 하니까

2년마다 갱신되는 게 아니라 갱신하는 삶.

그 주어를 나로 바꾼다면 갱신이라는 것도 그리 불쾌감이 드는 단어는 아니다.

그 주어를 나로 바꿔야 먹고살기 위해서라지만 실낱같은 자존감은 유지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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