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작가 말 한마디에 발걸음이 멈췄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왜 이 부분이 내 마음을 이렇게 흔들었을까.
아마도 그 비난하는 어른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며 살아왔기 때문일 거다.
나는 둥글둥글하게 살고 싶었다. 공처럼 말랑하게 어디든 굴러가도 마찰 없이 스르르 굴러가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 그런데 거울을 보니 나는 사각형이었다. 모가 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 모서리들 때문에 관계가 삐걱거린다. 대화하다 말이 예상보다 날카롭게 튀어나올 때, 내 생각을 굽히지 못해 분위기가 어색해질 때, 남들이 쉽게 하는 일들을 나만 어려워할 때... 그럴 때면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좀 이상한 사람일까?'
황석영 작가가 말했다.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라."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다."
그럼 나는 지금 내가 태어난 이유에 충실하게 살고 있나. 완전히 그렇다고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하기 싫은 일들을 억지로 붙잡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이제는 덜 두렵다.
왜냐?
그들은 정말로
내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모르니까.
나조차 모르는 내 가능성을 그들이 어떻게 알겠어.
둥글지 못한 나도, 모가 난 나도, 그대로 살아가는 나 자신이 충분히 단단하다는 걸 요즘 깨닫는다. 불편함 속에서 숨을 고르고, 마음에 맞지 않는 상황들 사이에서 나만의 균형을 찾아가며, 새벽 일찍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쓰는 이 순간들. 이 모든 게 나만의 둥글둥글한 방식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완벽한 원이 될 필요는 없었다. 내 모난 부분들이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바로 그 모서리들이 나를 나답게 만든다. 하고 싶은 일을 내 방식대로 해내는 것. 내 속도로 내 길을 걸어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내 삶을 살고 있다.
황석영 작가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본다.
우리에게는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니까 오늘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모난 채로, 하지만 당당하게.
비난하는 어른들의 목소리보다는
내 안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면서.
그들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빛날 수 있는지를.
나비의 끄적임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apex_artmagazine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