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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이 산책할래요?

9월 출간소식

by 꿈꾸는 나비

걷는다고

모든 게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벼랑 끝에서

한 발짝쯤 물려 설 수 있었다.

여전히 남아 있는 일들로부터도

잠시나마 거리를 둘 수 있었다.

그저 걸었을 뿐인데

살아 있다는 감각이

다시금 내 안에 스며들었다..


-1장. 산책의 위로, 걷기의 시간

: 10. 걷는다는 건, 살아낸다는 것 중에서



열 명의 작가가 각자의 길 위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모두 마흔 편의 글을 네 가지의 주제에 따라 나누어 엮었습니다.


첫 번째는 ‘걷기로 버텨낸 시간’입니다.

누군가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상실의 아픔을 걸으며 뒤로 흘려보냈고, 누군가는 갑작스러운 변화 앞에서 감정을 끌어안기 위해 매일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걷기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다짐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함께 걷는 길’입니다.

말을 아끼는 부부가 나란히 걷는 길 위에서 조금씩 서운함을 풀기도 했고, 아이와 손을 잡고 걸었던 하루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함께 걷는다는 건, 꼭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같은 방향으로 가겠다는 약속입니다.


세 번째는 ‘자연과 마주한 산책’입니다.

나무와 풀과 바람이 있어 걷는 시간이 더 깊어졌습니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을 멈춰 바라보고, 산책로에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는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습니다. 산책은 자연의 일부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주한 자연은 우리에게 앞으로 계속 걸어가라고, 나아갈 수 있다고 잔잔히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마지막은 ‘꿈과 함께 걷는 이야기’입니다.

바쁘게 사느라 미뤄두었던 마음의 방향을 다시 더듬고 찾아가는 발걸음, 한때 놓쳤던 꿈과 그 꿈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는 조용한 사유의 시간. 걷는다는 건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언젠가 닿고 싶은 꿈의 장소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 그 자체가 꿈을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물에 비친 윤슬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걸을 때 땅만 걷는 것이 아니라 하늘도 걷습니다. 두 다리로 땅을 디디고 밀어내며, 눈으로 하늘을 자유롭게 걷습니다. 나무와 구름이 친구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산책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나를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돌고 돌아 만나는 건 결국 나였습니다.


어느 좋은 날, 어느 아픈 날, 산책을 마친 당신은 조금 달라져 있을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면 조금 더 새로워진 나와 함께 다시 발걸음을 뗍니다. 삶에 무뎌지고 나를 잃어가는 것 같을 때, 산책은 나에게 다시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지구의 자전과도 같은, 동네 한 바퀴를 걷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산책. 여전히 같지만 조금은 달라진 나에게로. 우리는 자전하고, 동시에 공전하며 나아갑니다. 산책이 늘 같은 모양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은 빨리 걷고 싶고, 어떤 날은 주저앉고 싶고, 어떤 날은 도무지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주 작은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걸었습니다. 그 작은 움직임이 생각보다 큰 회복이 되어 돌아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모든 글은 그렇게 조용히, 하지만 단단하게 이어진 발걸음의 기록입니다. 대단한 고백도 화려한 결말도 없지만 그 어떤 날보다 진심을 담아 적어 내려간 문장들을 모았습니다.


혹시 지금 이 책을 펼친 당신이 잠시 멈춰 선 길 위에 있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우리의 이야기가 당신 곁에서 함께 걷는 동행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산책과 문장 프롤로그 중에서

산책과 문장 4장 : 10. 걷고 쓰며, 다시 만나는 나 중에서



저는 [산책과 문장]

열번째 작가입니다.

9월 신간도착 알림이 쏙쏙 들어오네요 : )

10월 25일 토요일 12시-3시

무수책방에서 북토크 진행합니다.

같이 산책할래요?

[산책과 문장]으로 함께 걸어요!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참고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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