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라는 단어가 입술 끝에 머문다.
요일의 속도는 화살처럼 매섭지만, 그 빠르기만큼 나의 하루도 빈틈없이 차오른다. 어떤 날은 문장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고, 어떤 날은 책장의 묵직한 무게를 견디며, 때로는 스크린 속 타인의 삶에 나를 투영해 본다. 아이와 나누는 달콤한 대화와 온전한 휴식까지, 내 곁을 스쳐 가는 시간 중 단 1분도 허투루 버려지는 것은 없다.
오늘은 오직 오늘일 뿐이다.
어제는 이미 지나온 오늘이고, 내일은 아직 당도하지 않은 오늘이다. 그러니 내일을 먼저 살 필요가 없다. 지난 시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도, 닥치지 않은 불안을 미리 빌려와 오늘을 갉아먹지도 않는 것, 그것이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나의 가장 정중한 예의다.
바쁘게 지나간 흔적들은 무의미한 소모가 아니라 나를 이루는 단단한 퇴적층이 된다. 살아있음이 그리고 정성을 다해 돌볼 일과 사람이 내게 있음에 고개를 숙인다.
나마스떼.
이 눈부신 '지금'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비로소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내일을 가불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새벽 명상 중에서.
[사진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