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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Jun 02. 2023

밀가루떡 만들어보기

떡볶이에 진심입니다.


밀떡을 좋아한다.

보들보들 말랑말랑한 그 식감이 좋다.

아껴뒀던 용돈으로 사 먹던 초등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가 생각나서 좋다.


하지만 해외 살아보니 밀가루 떡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일 년에 두어 번 가는 대도시의 한인마트에도 쌀떡뿐이고, (내가 못 찾은 것인지) 밀떡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하루는 밀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었다. 요즘은 인터넷에 없는 것이 없으니 검색을 해보았다.

역시 있다 있어!!

해외에 살면서 떡볶이가 그리워 직접 떡까지 만들어 해드시는 분들이 많았다. 밀가루를 익반죽 하여 숙성시키고, 모양내서 끓는 물에 데쳐 만든단다. 레시피도 아주 자세히 나와있어서 따라 하기 어렵지 않았다.

열심히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나는 많이 먹는 사람이니까 양도 아주 많이~

다 만들고 보니 잘 되어 보였다. 인터넷에 나왔던 완성된 밀떡사진과 다름이 없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떡볶이양념을 후다닥 만들었다. 완벽하게 만들어진 양념에 어묵, 파 가득 넣고 수제밀떡을 양껏 넣어 만든 나만의 떡볶이가 완성됐다.

서둘러 그릇에 옮겨 담고 첫 시식의 순간.

쫀득쫀득하고 말캉말캉하다는 밀떡은 어디 가고,

딱딱하고, 텁텁한 수제비 덩어리가 들어있었다.

떡볶이 양념에 수제비 반죽 덩어리째 잘라 넣은 딱 그 맛.

그냥 수제비 반죽 떼어 넣는 게 더 쉽고, 빠르고, 맛도 있었을듯하다.

레시피대로 다 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그 많은 레시피들 모두 성공적으로 밀떡이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나는 뭘 만든 것인가요. 나만 실패한 것인가요.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실망이 너무 컸다. 버리기는 아까워 양념맛으로 한 그릇 겨우 다 비웠다.



이제 나 쌀떡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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