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와 셋째는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아 걱정이(?) 없지만 첫째는 초등학교2학년이라 친구들을 초대하는 생일파티를 해줘야 한다.
이곳 아이들 대부분 작게든 크게든 파티를 열고, 내 아이도 초대를 많이 받았으니 우리만 안 할 수도 없다. ㆍ
생일파티 준비를 하려면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내가 생일파티 준비하는 순서는
1. 초대할 아이들 명단 만들기
2. 파티 장소 결정하기 + 예약하기
3. 모바일용 초대장 만들기
4. 엄마들에게 초대장 전송하기
5. 구디백 구입 + 포장하기
(와준 친구들에게 줄 답례품 같은 것)
6. 음식준비하기, 장식준비하기, 물품 준비하기
대단히 거창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신경이 쓰이고 준비할게 많은지 모르겠다.
첫째에게 물어 초대하고 싶은 친구들의 명단을 만들어보니 친한 친구 5명. 친하지는 않지만 본인 파티에 초대해 줬던 친구들이 3명. 같이 올 친구 동생 1명, 우리 집 아이들 3명까지 해서 아이들만 총 12명이다. 거기에 아이들과 함께 있을 엄마아빠까지 하면 대략 17명 정도 될듯하다. 생각보다 많다.
아이는 집이나 공원에서 파티를하자고 하는데나와 신랑은 자신이 없다. 우리 집에는 초등학생 12명을 즐겁게 해 줄 놀거리도 없고, 치우면 5분 안에 도로 원점이 되는 집 대청소도 자신이 없으며, 공원에서 했다가 비라도 내리면 어쩌나 싶은 걱정에공원이나 집에서는 할 수 없음을 알려줬다.
대신 동네에서 생일 파티를 해주는 곳 몇 군데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아이는 수영장으로 결정했다.
수영장에서 생일파티를 하려면 예약을 하고, 이용료 $80을 내면 된다. 수영장 안에 있는 데크에서 테이블 3개와 의자를 사용할 수 있고, 2시간 동안 이용 할 수 있다. 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최대 10명까지 가능하며, 1시간은 안전요원이 아이들과 함께 물에서 할 수 있는 놀이들을 해주고, 1시간은 자유시간이다. 음식이나 장식은 포함되어있지 않아 직접 준비해 와야 한다.
생일파티 일주일 전.
조금 많이 늦게 초대장을 돌렸다. 그런데!! 같은 날 다른 아이의 생일파티가 있어서 그 파티에 갔다가 조금 늦게 오겠다는 답장을 몇 개 받았다. 같은 반 아이인데 우리 아이와는 친하지 않아 서로 초대하지 않은 탓에 몰랐던 일. 시간이 30분가량 겹친다. 그 아이 파티에 갔다 오면 거기서 점심도 먹고 올 테고, 케이크도 먹고 올 테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많이 피곤해할 거 같았다. 서둘러 수영장에 연락해 일주일 뒤로 예약을 바꾸고 다시 날짜를 바꿔 초대장을 만들었다. 사실 작년에도 그 아이와 생일파티가 겹쳤었는데 이번에도 겹칠 줄이야. 우리 아이보다 생일이 한 달 정도 먼저인데 파티를 생일보다 늦게 하는 스타일인듯하다.
음~ 그럴 수 있지.
파티를 일주일 뒤로 미루고 나니 마음이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이번달 내내 할 일이 너무 많아 정신없었던 차였다. 마지막주 일요일이 생일파티하는 날이었는데사야 할 물건들, 준비할 것들이 잔뜩이라 마음이 너무 초조했다. 하지만 기력은 이미 다 써버려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고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기분이었는데 일주일 시간 벌어놓으니 마음에 여유가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