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은한 May 31. 2023

비 오는 날의 카니발

캐나다 이동식 놀이공원



옆도시에 이동식 놀이공원이 온다고 하여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영화에서 자주 봤었던 화려하게 조명이 켜진 외국스타일의(?) 작은 놀이공원.

한국에 살 때는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처럼 규모 있는 놀이공원만 었는데 캐나다 시골에 살아보니 이런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 이동식 놀이공원은 해마다 여러 도시들을 다니며 놀이기구들을 조립, 설치하고 철수하는 것을 반복한다.

신혼 초에는 우리 사는 마을에도 왔었었는데 이제는 오지 않는다니 아쉽다.



아침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카니발이 철수하는 날이어서 오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비가 그치길 바라며 옆도시로 향했지만 

도착해서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다행히 심한 정도는 아니어서 다니기에 나쁘지 않았고,

오랜만에 다 함께 하는 나들이라 마냥 즐겁기만 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놀이기구들과 신나는 음악소리에 어깨가 들썩들썩. 전에 와봤었던 첫째는 여유롭게 둘러보았고, 놀이공원 처음 와보는 둘째와 막내는 긴장반 설렘반으로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자유이용권을 끊어줄까 했는데 아직 어려 타지 못하는 놀이기구도 있고, 비가 더 많이 내린다면 돌아와야 하니 우선 40장짜리 티켓을 구매했다. 보통 한 놀이기구당 4개~6개 정도의 티켓을 내고 이용할 수 다.


제일 먼저 보이는 멋진 관람차를 시작으로 중간중간 솜사탕, 미니도넛 등으로 배도 채우며 많은 놀이기구들을 탔다.

처음에는 무서워 보여 타지 못한다고 했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생겼는지 이것저것 타보겠다고 하여 티켓을 계속 추가 구입했다.

이럴 거였으면 그냥 자유이용권을 살걸 그랬어...


풍선 터트리기, 오리건지기, 사격 등 미니게임들도 했다. 한 게임당 20불 정도씩을 내야 했는데 사실 게임의 성공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실패해도 다시 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게임이 끝나면 원하는 인형을 1~2개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냥 20불 내고 인형을 구입한 셈이다. 하하하. 

나는 어렸을 적 유원지에서 게임도 실패하고 , 인형도 못 받아 매우 시무룩했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는 게임에 실패해도 아이들이 상심하지 않게 배려해 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세명의 아이들이 두 개씩 인형을 받았으니 그 가격만 해도 상당했지만, 재밌게 게임하고 갖고 싶었던 인형도 생겨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아깝지 않았다.


3시간 넘게 신나게 놀고도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곤히 잠든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내년에는 꼭 자유이용권을 끊어서 원 없이 놀게 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캐나다 이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