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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Aug 03. 2023

밴쿠버 1박 2일 여행기

아이들과 알차게 돌아다니기


아이들의 한국여권을 만들러 밴쿠버에 있는 영사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 밴쿠버 여행은 약 8개월 만에 가는 거라 아주 기대가 컸다. 밴쿠버는 아이들과 구경할 곳도 많고, 한인마트에 한국음식점까지 있으니 자주 놀러 가고 싶은 곳이지만 한번 다녀오면 신랑의 피로가 배로 쌓이기 때문에 이번처럼 꼭 가야 할 일이 아니라면 가지 않는다. 이번에 가면 그동안 너무 먹고 싶었던 짜장면에 탕수육을 꼭 먹고 오리라. 또 간 김에 아이들이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계획했다. 따로 휴가를 낼 수 없는 신랑인지라 휴일 이틀에 맞춰 다녀와야 하니 시간이 빠듯하지만 이렇게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출발 전 날 아이들과 함께 캐리어에 짐을 싸며 모두가 설레었다. 막둥이는 몇 주 전부터 짜장면, 탕수육 노래를 부르는 엄마를 위해 그동안 잘 모아두었던 동전 네 개를 꼼꼼히 챙긴다. 엄마 짜장면사줄 돈이란다. 감동이다.


#1일 차

출발당일 차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유부초밥을 싸서 간식, 물과 함께 준비했다.

출발 후 그릇에 두어 개씩 유부초밥 넣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운전하는 신랑도 한 개씩 먹여주었다. 중간쯤 갔을 때 장거리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찡찡거리기 시작했다. 점심 먹을 시간이  지난 터라 배가 고플 것 같아 바로 짜장면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는데 밴쿠버가 가까워오면서 차는 밀리고, 아이들의 짜증은 더욱 잦아져 고속도로를 벗어나 잠시 쉬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자마자 널찍한 주차장이 보이길래 들어섰는데 이곳은 동물원?!?! 동물원이 왜 여기서 나와?? 계획하지 않은 이런 운명적 만남도 좋다.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서 꼬마기차를 탔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재미난데 아이들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호랑이와 사자, 기린, 코뿔소 등 생전처음 만나는 동물들에 아이들의 기분이 확 풀렸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중요한 다음 일정이 있어 두 시간 정도 머물다 다시 출발했다.  중요한 일정은 바로 짜장면 먹는 일정!! 하하하 동물들 이야기를 하며 짜장면집까지 무사히 도착. 눈물 나게 맛있는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


다음 일정은 게잡이.

밴쿠버 바닷가에는 게를 잡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주차하기 편하고 많이 걷지 않는 곳으로 미리 알아보고 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한참을 기다려 겨우 주차하고 준비해 온 게틀에 닭다리를 묶어 바닷물에 넣어뒀다. 1시간 정도 물놀이를 하고 와서 게틀을 꺼내보니 게가 잡혔다.

게는 아이들이 한 번씩 들고 사진 찍은 후 다시 놔주었다.

밴쿠버 게잡이


장거리+물놀이 콤보에 막내는 차에서 세 번이나 잠들었다. 집에서는 낮잠을 안 자는데 쪼꼬미가 어지간히 피곤했나 보다. 바로 예약해 놓은 호텔로 향했다. 9시쯤 도착하여 체크인하니 야외 수영장이 10시까지 운영을 한다고 한다. 물놀이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방에 짐을 밀어 넣고 바로 수영장으로 향했다. 밤 10시까지 신나게 물놀이하고 방으로 돌아와 씻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새벽 1시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호텔 수영장



#2일 차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고 11시에 체크아웃했다. 1시 영사관 예약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 한인미용실에 가서 신랑과 둘째 커트를 했다. 머리 자르기 기다리면서 미용실 앞에 있는 한인마트에 가서 장도 봤다. 그러다 시간이 되어 영사관으로 향했다. 영사관 앞에 도착하여 나만 내리고 신랑과 아이들은 아쿠아리움으로 갔다. 아이들이 있으면 다른 분들께 방해가 되기도 하고, 아이들도 긴 시간 지루해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여권 만들기는 2시간가량 걸렸다. 세명을 한 번에 신청하다 보니 서류작성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직원분께서 친절하고 빠르게 처리해 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여권신청완료 후 나도 아쿠아리움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신랑을 다시 오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주차도 겨우 했을 테고 아이들도 아직 다 구경하지 못했을 시간이다. 택시를 탈까 하다 한 번도 캐나다에서 택시를 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어 패스했다. 영사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 하여 버스를 타려다가 걸어가면 30분 정도 소요라고 해서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이게 몇 년 만의 파워워킹인지~ 왠지 신이 났다.

구글 지도 따라 열심히 걷다 보니 아쿠아리움 도착.

20분 좀 넘게 걸렸다. 저질체력이 돼버려 그거 잠깐 걸었다고 체력장 한 다음날처럼 다리가 후들거리고 종아리에 알이 배긴 것만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걸으니 너무 상쾌했다. 아이들과 신랑을 만나 조금 더 구경하고 나왔다.

이제 집으로 갈 시간. 

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다.

피곤했지만 정말 알찬 1박 2일이었다. 

언제나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쓸 수 없는 밴쿠버 여행이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여행이 좀 더 수월해지고 더 다양한 것들을 해볼 수 있어서 좋다. 아이들이 동네에서는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짧은 일정도 너무 소중하다.

짐은 내일부터 풀어야겠다. 여행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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