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왔었는데 올해 온 다람쥐들과같은 다람쥐들인지는 모르겠다. 작년에는 2마리였는데 올해는 4마리가 찾아왔다.다들 비슷하게 생겨서 구분이 안되니 정확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나타난 숫자가 그렇다.
아이들이 다람쥐를 위해 해바라기씨, 물, 블루베리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뒷문 앞에 놓아두었더니 매일 찾아와 볼 빵빵하게 물어가고 있다. 너무귀여워!!
뒷문 유리로 보면 오물오물 먹이를 먹는 다람쥐들을 코앞에서 관찰할 수가 있는데 아이들은 수십 번 본 장면에도 매번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물론나도 그렇다. 너무 귀엽고 예뻐서 볼 때마다 새롭고, 자꾸 기다려진다. 다람쥐들이 며칠 동안 안 왔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과 나는 계속 뒷문 쪽을 확인하며 애타게 기다렸었다. 이대로 영영 오지 않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실망할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 다시 와주었고 지금도 매일 먹이를 놔주며 다람쥐와 친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집으로 이사오기 전 살던 집에도 다람쥐가 찾아왔었었다. 그때는 큰아이가 손으로 먹이를 주면 손바닥 위에 올라와서 먹이를 물고 갔었는데 다시 한번 그때처럼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곳 다람쥐들은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친해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듯하다.
귀여운 다람쥐들
다람쥐들은 먹이를 물고 멀리(아마도 집에 가져다 놓는 듯싶다) 가기도 하지만 우리 집주변 이곳저곳에 묻기도 한다. 해바라기씨를 물어 가서는 잔디밭에 묻어놓고, 나무밑에 묻어놓고, 돌틈사이에묻어놓고...
저렇게 아무 데나 묻어놔도 될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새들이 와서 다 찾아 먹는다.
그래도 세 아이들이매일 먹이를 충분히 챙겨주고 있으니 다람쥐 먹을게 모자랄 일은 없을 것 같다.
올봄 새로 단장한 앞뜰에 모르는 싹이 돋아났다. 주변의 잡초 씨앗들이 많이 퍼지기도 하고 야생동물들 때문에(예를 들면 사슴의 응아나, 새들의 실수 등으로) 퍼진 씨앗들이 자주 싹을 틔운다. 그럴 때마다 '어디서 날아온 잡초겠지'하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모르니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지켜보는 편이다. 예전에도 처음 보는 쌈채소가 자라나서 놀랐었기 때문에 의문의 새싹들을 키워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이번 싹은 또 무슨 식물일까 싶었는데 점점자라는 모습을 보니 해바라기잎을 닮았다. '설마 해바라기가 여기서!' 라고 생각하던 차에 비슷한 것들이 두세 군데 더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다. 앞뜰에 해바라기 씨앗을 묻고 있는 다람쥐의 모습과 해바라기 씨앗이 붙어있는 새싹을 발견했다. 세 아이들과 나는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기뻐서 폴짝폴짝 뛰었다. 귀여운 다람쥐 덕에 해바라기도 키워보게 됐다. 쑥쑥 자라서 꽃까지 예쁘게 피웠으면 좋겠다.
해바라기 새싹들
도시에 살았을 때도 여러 동물들이 수시로 동네에 나타났었는데 이곳은 시골이라 그런지 더 자주 만나게 된다. 다람쥐, 사슴, 마멋, 코요테, 곰, 쿠거 등이 주로 출몰한다. 코요테, 곰, 쿠거는 아주 위험한 동물들이라 마당에 나가 놀 때도 항상 주의하고 있다. 제일 많이 만나는 사슴 역시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한다.
집 앞 공터에 풀먹으러 온 사슴들
심어놓은 꽃, 야채, 열매들을 다 뜯어먹거나, 땅을 다 파헤쳐 놓기도 하고, 종종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야생동물들이지만 창문을 통해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다니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참 값진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