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11월 중순쯤부터 눈이 내리고 날이 추워지는데 이번겨울은 초봄의 기온이었다.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쌀쌀해졌지만 낮에는 따뜻해서 잡초들이 자라났다. 눈은 12월에 두어 번 정도 내렸는데 금방 녹아버렸다. 옆도시에 있는 스키장에 첫째 아이의 스키교실을 예약했는데 눈이 충분하지 않아 개장을 못하고 있어 계속 미뤄졌다.
이번달에는 눈이 좀 내려 스키장이 개장을 했다고 하여 다시 예약을 잡았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에 걱정이 많이 됐다.
이번겨울은 이렇게 지나가나 했는데 지난주 드디어(?) 날씨가 영하 33도까지 내려가더니 어젯밤부터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길이 없어진 상태. 신랑이 현관문 앞에서부터 차까지 길을 겨우 내고 아이들을 태워 등교시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눈이 쌓여 있었다. 계단에도 눈이 수북이 쌓여 미끄럼틀처럼 보였다.
나는 완전무장을 하고 삽 하나 들어 마구마구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밀가루처럼 보슬보슬한 눈이라 무겁지 않아 좀 수월했다. 가라지 앞 드라이브웨이, 집 앞 인도, 인도에서 현관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모두 치워야 해서 마음이 급했다.20cm 정도의 눈이 라던데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는 눈을 보니 30cm는 될 것 같다.열심히 치우다 보니 양쪽으로 눈 언덕이 만들어지고 사람 다니는 길이보였다. 뿌듯하게 마저 치우고 허리를 세워 살펴보니 그새 눈이 다시 쌓인다. 아이들 데리러 가기 전에 나와서 다시 한번 더 치워야했다.
계단이었던 곳. 올록볼록함이 남아 있어 알아 볼 수 있다.
눈 치우고 돌아서자 마자 다시 쌓이기 시작한다.
눈이 소복...아니.. 수북
아침에 40분, 오후에 40분 눈을 치우고 나니 힘이 다 빠져버렸다. 다행히 오후에는 눈이 그치고 맑은 하늘이 보였다.
내일은 눈 안 치워도 되겠다.
이틀 뒤 또 눈이 내렸다.
일주일 내내 눈 소식이 있다.
그동안 내리지 못했던 눈이 한을 푸나보다.
근처에 사는 시조카가 눈 치우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하여 오늘은 시조카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다.따뜻한 코코아 한잔과 쿠키를 준비해 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