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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 Sep 09. 2020

독일: 코로나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 그 안의 나치

네오 나치를 포함한 집회 세력이 의회 앞까지 쳐들어오다.

https://www.rbb24.de/politik/beitrag/2020/08/kommentar-corona-demonstration-versammlungsrecht-berlin

이미지 출처: imago images/Stefan Zeitz (링크: https://www.rbb24.de/politik/beitrag/2020/08/kommentar-corona-demonstration-versammlungsrecht-berlin.html)


안녕하세요, 씸쏘입니다.


얼마 전 8월 29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조치에 반대하는 큰 시위가 베를린에서 열렸었는데요. 그 시위대가 독일 의회 건물 앞까지 쳐들어 가는데 성공하면서 큰 뉴스거리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독일 상황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저지하기 위한 독일 정부의 조치가 길어지면서 독일 사회 내에서 이를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이러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화하고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 관련한 정부의 대처를 생산적으로 비판하는 것이면 좋을텐데 "코로나는 거짓말이다"는 등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비논리적인 주장을 막무가내로 펼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베를린 시위를 주도한 집단은 Querdenken 711 이라는 단체인데요.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정부의 대처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로 2020년 4월 Michael Ballweg라는 IT 사업가에 의해 독일 도시 슈트트가르트에서 처음 설립되었습니다. Querdenken을 영어로 번역하자면 thinking outside of the box로 "틀 밖에서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11은 슈트트가르트의 독일 내의 전화 번호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위키피디아 참고: https://de.wikipedia.org/wiki/Querdenken_711)


미국에도 이와 같은 QAnon 이라는 단체가 미국에 존재합니다. 이 단체 또한 다양한 음모론을 퍼트리고 있으며 코로나 관련 음모론이 퍼지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대표 음모론으로는 미국의 헐리우드 스타들, 정치가, 사업가를 포함한 엘리트들이 국제적인 어린이 납치 단체의 일원이며 이들은 아이들을 몰래 납치하여 성적으로 학대한다고 합니다. (증거는 물론 없음..)


어쨌든 Querdenken 711은 8월 29일 베를린에서 집회를 열었고 여기는 38,000명의 사람들이 참가하였습니다. 경찰의 보고에 의하면 이들은 당연히 (..?)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유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단체의 성격을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이 정부의 코로나 관련 정책 중 가장 반대하는 것 중에 하나가 마스크 착용이기 때문입니다.. 시위 중 "Masken weg (마스크 꺼져라)"와 같은 표어들도 많이 보였답니다. 도대체 마스크 이야기는 코로나 초부터 끊이질 않는군요.. 그 외에도 주요 주장은 코로나는 거짓말이다, 코로나 백신은 아무 소용이 없다, 빌 게이츠를 포함한 거대 제약기업, 엘리티들의 음모다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위가 독일 사회의 큰 충격을 주었던 이유는 데모하는 사람들 가운데 극우 세력과 네오 나치들도 참가했다는 것입니다. 이 날 시위에는 물론 코로나를 부정하는 사람들, 극좌파, 극우파 등 많은 정치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고 극우 세력은 그의 한 일부였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정치적 주제, 즉 코로나 관련 정부 정책 반대로 모였기 때문에 이 다양한 정치적 집단은 하나로 뭉뚱그러졌고, 이는 어떤 정치 단체가 어떤 정치적 주장을 이 시위에서 하는지 조금 구분하기 어렵게 합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네오 나치와 함께 정확한 구분이 없이 어떤 종류의 시위에 참가했다는 것이 네오 나치의 정치적 정당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 주는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Schwarz-Weiß-Rot Flagge

예를 들면 이 시위에서 위의 Schwarz-Weiß-Rot Flagge (흑-백-적 국기)가 흔하게 보여졌는데요. 이는 1871년부터 1919년 사이에 독일 제국의 국기로 쓰이고 또 1933년부터 1935년까지 제 3제국, 나치 하에서 쓰이던 독일의 국기입니다. 흔히 극우세력들이 많이 쓰는 국기인데요.. 이 국기가 29일 데모에서 매우 공공연히 보여졌던 것입니다.

8월 31일 데모에서 보여진 제3제국 국기, 이미지 출처: Tagesschau: https://www.tagesschau.de/inland/corona-demo-berlin-129


더욱이 충격적이었떤 것은 시위하던 세력이 독일 의회 앞까지 경찰들의 수비를 뚫고 들어왔다는 것이지요.

출처: DW - https://www.dw.com/de/reichstag-angriff-auf-das-herz-unserer-demokratie/a-54770608


제가 독일인이 아니라 이 기분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우리에게는 국회 의사당 정문을 넘어 시위대가 들어와서 일장기를 흔드는 기분과 비슷했을까요? 외국인인 저에게도 충격적인 이미지였는데 독일인들에게는 엄청나게 충격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만 보면 마치 히틀러 때의 나치가 다시 정권을 잡은 것 같은 이미지이니까요..


이에 대해 즉각 독일 정치인들은 독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크게 반발했고, 현재 어떻게 하면 의회를 더 잘 보호할 수 있을까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시민 사회에서도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를 하더라도 극우는 반대한다라는 것을 확실히 하도록 하는 제안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얼마 전에 있었던 집회 직후를 생각하면 각 사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이로 인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상태에 초점을 맞춘 반면 독일은 완전히 코로나 부정 정치 집단 및 극우 집단의 독일 사회 내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 및 이에 관한 분석이 대다수 입니다. 아직 극우 세력을 포함한 시위대의 국회 무단 진입의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상태인 듯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길어질 수록 국민들의 스트레스, 저항으로 인해 이러한 정치적 운동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인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을 너무나 악화시키는 이러한 상황이 많이 답답하네요.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제한을 저울질하는 국가의 판단의 기준도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생각에는 문제의 본질인 '바이러스 확산 저지'의 해결이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판단이 맞다고 보는데요.. 독일 내에서 이러한 대규모의 시위가 또 일어나게 될지, 혹은 변하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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