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위원장은 구속영장 집행에 불응하며 공개방송을 하고, 가세연 관계자들은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경찰이 강압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영장집행에 불응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다. 이들의 정치적 성향을 다 떠나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경찰에게 위법수사, 강압수사를 운운하는 모습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경찰은 아무때나 체포영장을 신청하지 않는다. 일단 적어도 3번은 피의자와 연락을 해 본다. 연락이 안 되는 경우는 직접 소재수사까지 나가서 피의자와 만나려고 노력을 해 본다. 3번의 출석요구에 아무 이유도 없이 불응하거나 거주지라고 나와있는 곳에 찾아갔는데도 그곳에 거주하지 않는 곳으로 파악이 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게 된다.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하게 되면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다시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법수사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거부한다.
과거처럼 수사기관이 강제수사를 그 도구로 삼아 인권을 탄압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으나 설령 아직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다르다고 믿고있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지 않으면 이 사회는 제대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사법부 만은 신뢰한다. 그런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갖고 집행을 하러 갔는데 위법수사를 언급하며 영장 집행에 거부하는 모습은 사회적 신뢰를 거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사회의 기초를 흔드는 행위라고 감히 생각한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출석해서 자신을 변호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 마치 법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 그리고 그러한 행위가 정당하다고 그리고 떳떳하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보기가 거북하다.
구속영장 발부는 더욱 까다롭다. 체포영장을 통해 체포 당해 온 사람들 같은 경우 조사를 마치면 대부분 석방된다. 하지만 구속영장의 경우 1년 이상 구치소에 갇혀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 신청, 청구, 발부는 대단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사를 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흔적이 있으면 법원은 당연히 구속영장을 기각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음에도 구속영장 집행을 거부한다는 말은 '경찰을 믿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법원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로 사용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위원장은 경찰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미로 그 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민주노총위원장이나 가세연 관계자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있으니까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더 엄격하게 법을 지키고, 사회적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