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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재 Sep 06. 2020

공무원 인사의 현실

감사원에서 경찰청으로 이직한 이유

감사원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기관이다. 헌법에 쓰여져있는 국가기관은 법원, 검찰, 감사원 등 몇개 안되기 때문에 감사원 직원들은 감사원이 헌법기관이라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지금 원전 관련해서 감사원장님과 청와대의 대립구조가 형성된 것도 헌법기관의 수장이라는 감사원장님의 소신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그에 비해 경찰청은 헌법에 그 설립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독립된 청도 아니고 행정안전부의 소관부처이다. 법 규정으로만 보면 법무부의 소관부처인 검찰청과 동등한 수준의 정부기관으로 평가되어햐 하지만 실제로는 검찰청 밑에서 검찰청의 지휘를 받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기관이다. 감사원에 있었으면 경찰청을 감사하는 감사관으로 머물렀을텐데, 이제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경찰청 직원이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상급기관에서 하급기관으로 이직을 한 것이 된다. 실제로 내가 이직 결정을 내렸을 때, 이와 같은 이유로 이직을 반대하는 감사원 선배 직원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중앙행정부처의 인사현실 때문이었다. 


공무원이 되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다. 5급 공채시험을 통과할 수도 있고, 7-9급 공무원 시험을 통과할 수도 있고, 나처럼 자격증을 갖고 특채로 임용될 수도 있다. 여러가지 길이 있지만 그래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핵심통로는 행정고시로 불렸던 5급 공채시험이다. 내가 느낀 바에 의하면 공무원 조직 내에서 승진을 할 때 또는 보직이동을 할 때,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 출신들도 행정고시 출신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 


능력이 뛰어나도 출신의 벽을 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젼이 안보이는 조직에서 계속 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공직적성과 능력을 평가하는데 5급 공채시험이 변호사시험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누가 어떤 시험을 쳤고 통과했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는 곳에 계속 머무르기 싫었다.


그에 비해 경찰조직은 입직경로가 더 다양하고, 경찰대학 출신들이 핵심보직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내가 원하는 환경에서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직업선택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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