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1

국비유학장학생

by 황인재

이제 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이번 주에 발령이 날 듯하다. 원래는 2월 말에는 있었어야 하는 인사가 드디어 재개된다. 국가행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게 예측가능성이라고 배웠는데, 최근 몇년은 예측을 할 수가 없는 시기였던 것 같다.


대학원에 다닐 때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해외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는 장학금이었고, 2년간 지원을 해주었는데, 다른 장학금과는 달리 학비로 지불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돈을 지원해주었던 것 같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이나 고등교육재단 같은 경우는 1년에 50000달러 정도 지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조금은 넉넉하게 유학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국가장학금은 그만한 돈을 지급해주지 않았다. 고등교육재단 같은 경우 어렵게 필기시험을 통과했었는데, 너무 턱걸이로 통과했던 탓인지 면접에서 떨어져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고등교육재단 장학금을 받았다면 그때 로스쿨을 안가고 유학을 갔을 것이고, 지금의 삶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다. 그때 같이 국비장학생 면접을 봤던 누나는 옥스포드 정치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고, 국회를 거쳐 지금은 대학교수님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질문과 답이 있다. "누구를 제일 존경하냐?" 뭐 이런 뻔한 면접질문이었는데, 이런 뻔한 면접 질문일 수록 특이한 대답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엄마 아빠 뭐 이런 대답을 하게 되면 설명도 평범해지고, 임팩트 있는 답을 할 수가 없다. 면접위원들은 모를만한 학계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든가 내가 면접위원을 가르칠 만한 인물로 답을 해야 좋은 것 같다. 나는 고려대학교 총장이셨던 김준엽 교수님이라고 대답을 했다.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에 살라"라는 말, "역사의 신"이라는 단어, 그리고 아주 총장으로서는 아주 드물게 학생들의 보호를 받았던 스승이었기에 존경한다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 이 대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국비장학생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국비장학금 덕분에 유학재수는 꽤 성공했다. 1년 전에는 단 한개의 학교에서도 어드미션을 받지 못했었는데, 3개 정도의 학교에서 풀펀딩 오퍼가 왔었다.


비록 아파서 유학을 나가지 못했지만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한때는 굉장한 프라이드로 남아있었다. 그 당시에 국비장학생으로 가장 유명했던 사람이 진대제 전 장관이었고, 실제로 합격자 교육 때 진대제 장관님이 오시기도 했다. 따로 강의가 끝나고 쫓아가서 명함도 받고 그랬었는데, 아직도 이런 행태는 유지하고 있다. 멋있는 사람을 보면 꼭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명함도 받는 그런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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