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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Hyun Oh Jun 15. 2020

컬러로 보는 건강

오늘 당신의 얼굴색은 어떤가요?

코로나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다니는 요즘 주변 사람들의 안색을 살펴보면 좋겠네요.



저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피부색에 관심이 많았어요. 미국에서 자라면서 백인들의 뽀얀 피부가 부럽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버릇처럼 다른 사람들의 안색을 살펴보게 되었어요. 신기하게도 같은 백인인데도 얼굴이 모두 하얗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최근 한복집을 하시던 사장님 얼굴을 보고 이상할 정도로 흑빛을 띤다 생각하며 무심히 지나갔던 것 같아요. 그다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동의보감에서 10걸음 멀리서도 윤기 나는 피부를 갖은 사람은 100 넘게   있다고 합니다. 평균 수명이 짧던 그 시절에도 100세 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할 정도니 자연스럽게 광이 나는 얼굴을 갖은 사람은 정말 건강하다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얼굴은 건강을 나타내는 거울입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약기가 줄어들고 오장육부의 기운이 떨어져서 혈색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얼굴색으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나요?


우리도 흔히 ‘오늘 안색(顔色)이 좋아 보인다’ 또는 '안색이 좀 별로인가 봐, 괜찮아?'라고 지인에게 안부인사를 하곤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은연중에 주변 사람들의 얼굴의 색상, 밝고 어두움, 표정근의 긴장과 이완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를 종합해서 상대방의 기분이나 건강 상태를 추측하며, 의사는 전문적으로 질병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색을 살피게 됩니다. 얼굴색, 피부의 색 및 윤기, 정신 상태, 몸 전체 및 신체 각 부위에 대한 형태 및 색의 관찰 등을 통하여 진찰하는 방법을 관형찰색(觀形察色)이라고 합니다. 동양의학의 주요 진찰 방법 가지 중 망진(望診)에 포함됩니다. 안색 및 신색의 망진은 다섯 가지 색(청, 적, 황, 백, 흑)으로 오색진이라도 합니다.  


전반적인 얼굴의 색깔과 얼굴 특정 부위의 색으로 몸 내부의 오장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얼굴 각 부위와 방위에 따른 오행 배속과 얼굴에 드러나는 다섯 색상이 오장과 연결되고, 얼굴에 집중된 각 경맥 또는 몸의 각 신체와 연결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정상적인 얼굴색은 미황색에 홍색을 띠며 약간의 윤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병이 생기면, 안색의 색상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리하여 동의보감에서 얼굴은 질병의 유무, 경중을 진단하기 주요 부위이며, 의학 이론에 따른 처방과 함께, 피부 미용이나 화장과 관련된 부분도 상당 부분 언급되었습니다. 안색 및 신색의 망진은 각 색마다 그 기능이 연결됩니다.

  

청색(靑)은 간, 노린내, 신맛, 외치는 소리, 눈물입니다.
적색(赤)은 심장, 탄내, 쓴맛, 말소리, 땀입니다.
황색(黃)은 비장, 향내, 단맛, 노랫소리, 흐르는 침입니다.
백색(白)은 폐, 비린내, 매운맛, 울음소리, 콧물입니다.
흑색(黑)은 신장, 썩은 내, 짠맛, 신음소리, 입 안의 침입니다.


청, 흑, 적, 백, 황 (왼쪽 ▶ 오른쪽)



1. 얼굴색이 푸르다(靑)

얼굴이 새파랗게 되면 간에 기능이 안 좋다고 합니다.

무리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간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무리가 가해진 상태입니다.

특히 푸르면서 어두운 색을 띠게 되면, 폐기가 옹체되어 기혈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폐원성 심장병에서 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경우, 소아 경풍이나 간질발작이 할 때도 나타납니다.


2. 얼굴색이 검다(黑)

얼굴색이 검은 경우, 신장의 허와 어혈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도 얼굴색은 검게 변합니다. 신장은 몸속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것이 본래의 기능인데, 이 기능이 저하되면 얼굴색은 검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콩팥 바로 위에 있는 부신(副腎)의 기능 저하로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가 부족해지면 얼굴색이 검어집니다. 그 외에도 간장(肝)의 기능이 떨어져도 얼굴색이 검어집니다. 간장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간경화 상태가 되면 황달이 오면서 얼굴색이 어두운 황색으로 변합니다. 황달이 낫지 않고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영양상태가 나빠지고 체중이 줄면서 얼굴이 더욱 검어지는데, 이런 상태를 흑달(黑疸)이라고 합니다. 흑색은 고질적인 병이거나 난치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얼굴색이 붉다(赤)

붉은 안색은 심장 기능이 약화된 경우입니다.

얼굴이 붉은 경우는 대부분 고열이 있거나 열감(熱感)을 수반하는 감기, 변비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체를 자양 하는 진액이 부족한 타입으로, 얼굴에서 땀을 흘리고, 갈증을 많이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볼에 형조를 띄면 진액이 허해서 나타납니다.


4. 얼굴색이 하얗다(白)

폐의 기능이 떨어지고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 얼굴이 창백해진다고 합니다.

혈압이 떨어져서 중요기관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얼굴, 입술, 손가락 등 말초 혈관은 수축시켜 혈액이 덜 가기에 창백해지게 됩니다. 피를 흘린 후나 만성 신염, 천식 등 일 경우 얼굴이 급격하게 하얗게 되는 증상을 볼 수 있습니다. 급성병 중에서 갑자기 창백해지는 경우는 각종 쇼크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감기나 복부가 냉해서 복통이 심한 경우에도 창백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5. 얼굴색이 노랗다(黃)

얼굴이 노란 사람들의 경우 소화기관 (위, 비장)이 안 좋다고 합니다.

면역세포의 70%가 장에서 생성되므로 장 건강은 너무 중요합니다. 요즘처럼 면역력이 더 중요한 시기에는 장 건강을 신경 써야 합니다.

황색은 습과 허증을 반영하고, 피부가 엷은 황색이며 입술이 창백하면 위황이라고 합니다. 얼굴색이 노란 색깔을 띠면 위장 기능에 저하되었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肝)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혈액 속으로 빌리루빈(bilirubin)이 유입되면서 황달이 나타나게 됩니다. 얼굴색뿐만 아니라 눈의 각막도 누런색을 띠게 됩니다.
 

일상에서 급격스럽게 안색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거나 거울에서 급격하게 변한 얼굴색을 보게 되면 건강검진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문헌:

1. 심동섭, 『알기 쉬운 동양의학, 공감. 2015

2. Inside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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