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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Aug 25. 2016

여행을 공유한다는 것

청춘여행소, 스무 번째 이야기


현상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 즉 '공유'한다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다. 좋은 것들은 나누고 싶기 마련이고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도 함께 봤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사실 SNS는 이런 역할을 하기에 최적의  서비스이다. 가끔 감동적이거나 나에게 힘을 실어주는 콘텐츠들을 보다 보면 평소엔 페이스북에 눈팅만 하던 나조차 친구들에게 꼭 공유를 한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여행에 관련된 커뮤니티나 개별 SNS에서 보이는 콘텐츠들은 종종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가 있다. 여행지에서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라던가 특정 나라에서 꼭 먹어야만 하는 음식들의 나열, 한 나라에서 사야 하는 잇 아이템 등에 관한 정보만 가득하다. 즐거운 여행을 위한 정보라는 것을 알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여행을 공유한다는 것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공유해야 하는 걸까?


본질

 같은 여행지를 다녀와도 누구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여행지가 되어 버리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최고의 여행지가 되기도 한다. 본질적으로 지금까지의 경험이 다르고,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때로는 극과 극인 각양각색의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결론은 참 희망적이다. 우리가 여행을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특정한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들이 느낀 다양한 생각과 영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은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누군가는 에펠탑을 건축가의 시선으로 보고, 누군가는 문화적인 시선으로 보고, 또 누군가는 음악적인 시선으로 봤다면 그리고 그것을 '공유'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풍요로운 에펠탑을 경험하게 될까?

여행자라고 해도 다른 여행자가 얻은 영감을 반드시 인정하거나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들이 같은 장소에서 보는 것은 서로 다른 세상이다. 시간대가 다르고, 계절과 날씨가 다르고, 연도가 다르고, 눈빛이 다르고, 인생의 경험이 다르고, 개인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여행자:21세기 여행 사랑법> 중에서


관점

 내가 생각한 여행의 공유는 결국 심적으로 풍요로운 여행을 위한 공유였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삶에 대한 관점도 여행으로 '공유'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단순히 어디를 여행하며 무엇을 보았는지 나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행을 하며 느꼈던 수많은 감정과 기억, 생각에 대해 쓰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쓰지 않던 일기장을 열어 여행지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옮겨 적고, 다른 누군가는 블로그를 시작하거나, 책을 한 권 쓰기도 한다.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누군가가 쓴 여행 이야기를 읽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여행이, 혹은 '여행의 느낌'이 우리가 잊고 있는 본래의 나에 가깝게 다가가도록 만들어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중에서

글, 영상을 포함한 콘텐츠가 힘이 있는 이유는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때론 그 자극이 사람을 변화시킬 때도 있다. 여행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참 많은 것들을 깨우고 돌아온다. 잊혔던 오감을 깨우기도 하고, 메말랐던 감성을 깨우기도 하며, 스스로의 인생 기준과 방향성에 대한 생각을 일깨우고 돌아온다. 그런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들이 '공유'된다면 어떨까? 단순히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책과 강연에만 접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SNS에서 전파되고 있는 여행 콘텐츠만큼 말이다. 


아이디어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한국 관광객들은 많은데 아직도 '어글리 코리안', '띵똥'과 같은 부정적으로 한국 관광객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관광업계에선 고민이 될 것이다. 어떻게 교육을 통해 성숙된 여행자들을 만들어야 하는가? 그러나 좋은 여행 문화는 여행자들을 교육한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즐거움만 추구하는 여행자들에게 공정여행, 지속 가능한 여행에 관한 정보를 주면서 좋은 가치들을 홍보한들 효과가 있을 리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해답이 바로 앞서 말한 '공유'에 있다고 믿는다. 그들이 놓치고 있거나 몰랐던 여행의 가치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선 그러한 경험을 이미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퍼져야 한다. 

여행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잖아요. '세상을 바꾸자' 혹은 '이것은 잘못되었으니 고치자'라는 말 자체가 언젠가부터 대중에게 피로감을 주는 시대인 것 같아요. 그런 제안을 하고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소중하지만, 저는 여행을 통해 작은 것을 실천하고 어떤 부분을 공유하며 그들의 삶의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그 영감을 생활 속에 접목시키면, 이 세상에 거대한 전환이 일어날 거라 믿습니다.
 - <우리의 여행이 세상을 바꿀까> 중에서

공유에 담긴 힘이 바로 이것이다. 좋은 것들은 퍼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여행에 대한 좋은 문화가 퍼지고 여행을 통해 변화된 청춘들이 변화시킬 앞으로의 모습을 또다시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나누고픈 여행 이야기나 성장여행을 위한 아이디어, 조언이 있으시다면

청춘여행소 dreamingtraveler2016@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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