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 중 가장 큰 것이, 아이는 나의 말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나의 행동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아무리 책 읽어라 해도 부모가 읽지 않으면 아이가 책을 읽기가 어려운 것이고, 아무리 인사 잘해라 해도 부모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이도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말만 해라 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부모가 부정적인 말만 쏟아내는 사람이라면 아이가 배우는 것은 자연스레 부정적으로 말하는 방법 뿐일 것이다. 요즘 보는 교육관련 유튜브/책 컨텐츠에서도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은 가정교육이다. 말이 가정교육이지, 다시 말하면 부모들 당신들부터 바른 사람이 되라는 것 아닐까.
회사에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솔선수범, Lead by example (우리 회사 인재상 중 하나)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부분에서는 사실, ‘그래 최대한 해보자…아님 말고’ 식이었고, 그래서 내로남불인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그들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나에게는 최대한 너그럽고, 남에게는 최대한으로 엄격한 그런 사람.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는 솔선수범해야한다는 사실에 대해 굉장히 절박하게 느끼게 되었다. 내가 보여주지 않으면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아이가 그대로 닮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생활 속 작은 습관 하나하나에서 바로 눈앞에 예시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아이는 순수해서 바로 물어보기도 한다. “엄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면서 왜 일회용 그릇을 쓰고 있어?” 라던지, “엄마는 하루종일 핸드폰을 들고 있으면서 왜 나는 안돼?”라던지, 그리고 그 질문에 딱히 반박할 말이 없다. 아이 말이 다 맞으니까.
아이라는 엄격한 심판자 앞에서 부모도 더 절박하게 노력해야 좋은 부모 노릇을 할수 있고, 더 좋은 사람을 키워낼 수 있는 무서운 순환구조.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부모 노릇의 절박함에 대해 느낄수 있다면, 세상도 더 좋은 어른들이 많아질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