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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밥 Sep 11. 2020

나로서의 쓰임/

작가를 꿈꾸며 쓰기위한 나의 쓰임에대해

"나는 글쓰기가 성취가 아니라 관대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 글쓰기를 즐기게 되었다."-브랜다 유랜드-


은유작가의 <쓰기의 말들>에 인용되어 있는 문구다. 

넘쳐나는 글쓰기 비법책들을 뒤로하고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고 작가의 오롯한 언어가 풍겨지는 편안함에서다. 그리고 인용된 문구가 딱 은유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쓰기를 향유하며 어떤 포장된 말이 아닌 '즐기게 되었다'라는 브랜다 유랜드의 말은 내 마음을 관통시킨다. 왜 쓰기인지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된다. 이정도는 되어야 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 나는 겨우 블로그, 브런치에 몇자 적는 일로 쓰는 사람이라고 말했던것이 부끄럽다.


그럼에도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면서 마감날짜를 지키려고 고뇌하는 작가인냥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고민한다. 아직은 아무것도 아닌 그냥 나인채로 살지만 이런 과정이 싫지 않다. 은유 작가를 알게 된건 <글쓰기의 최전선>이란 책을 통해서다. 읽는 것으로 마음과 지식은 채우는데 아웃풋이 부족했다. 책쓰기라는 거대한 과정에 발을 들였고 그때 비법서일까 싶어서 읽은 책인데 전혀 예상밖이었다. 삶의 언저리에 슬프고 어둡게 비춰지는 직업군을 가진 학인들의 글쓰는 모습을 꺼내든 작가의 글을 마주하며 생각이 깊어졌다. 나는 여태껏 삶의 최전선에 이들만큼 치열하게 살아봤는가. 같은 공감대를 가진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내 경험을 함부로 꺼내어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도 했다. 최대한 거짓 없이, 보태지도 빼지도 말고 어떤 글을 쓰는 솔직하자고 스스로 약속한다. 그러면서 은유 작가처럼 글을 써보기를 꿈 꾼다.


"문득 김밥 같은 글을 쓰고 싶어진다. 결과물을 남기지 않고 먹어 치우는 글."-p155


글에 대한 최고의 은유 표현이다. 김밥 같은 글이라니. 어떤 재료를 넣어도 한 입에 넣을 수 있고 남기지 않는 음식이다. 김밥 한 줄은 허전하니 컵라면 하나 끓여 국물에 적셔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아메리카노로 싹 마무리하면 그 배부른 행복은 오로지 김밥에서 시작된 호강이다. 감히 내가 은유작가의 발걸음을 걷는다면 같은 마음으로 김밥 같은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는 내 부족한 글을 읽으며 따뜻하고 진솔하다고 얘기해주는데 그 한마디에 용기를 내어 계속 쓰려고 노력한다. 숨어서 내 글을 탐독하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매일 쓰기의 말들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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