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에 작가님은 어디 있나요.

선생님 나빠요

by 책사랑꾼 책밥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독서 수업 일환으로 학교에 작가 초청 이벤트가 있다. 올해 6학년인 딸의 반도 최근 수업한 책의 작가님을 초청해서 학생들과의 만남이 있을 예정이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남겨 달라고 했다고 한다.


딸은 담임선생님의 공지가 있을 날부터 그 작가님을 만날 생각에 매일 설레어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 상황이라 온라인 줌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걸 딸도 아쉬워했다.


작가님께 질문한 것 중 질문이 뽑힌 사람에게는 친필 사인 책도 준다는 말에 딸은 어떤 질문인지 몰라도 정성스럽게 제출했다며 연예인 만날 날을 기다리듯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작가와의 만남의 날이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 딸은 방에서 나오더니 눈을 똥그랗게 뜨고 황당하다며 나를 찾았다.(전면 온라인 수업 중이라 집에서 수업)


"엄마, 내가 저번에 말한 그 작가와의 만남 말이야.

줌으로 만난다고 했잖아. 근데 우리 반 전체 줌 회의에 입장하는 거 아니래."


"어?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누가 입장해?"

"반장, 부반장이 따로 그 작가님이랑 줌 회의를 하고 그 화면을 우리는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거래. 이게 말이 돼?"


엥?? 이게 무슨 말이지. 순간 딸의 말이 이해가 안돼서 재차 물었고, 무슨 일인지 사전에 담임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보였다.


작가와의 만남은 만남인데 반 전체 아이들과 동시에 줌 회의를 통한 강연이 아닌 것이었다. 이런 경우도 있나 싶어 왜 담임 선생님은 이런 기획을 했으며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인지 화가 났다. 수업은 끝났고 아이들에게 수업 소감을 적으라고 했는데 딸아이는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직접 볼 수도 없어 아쉬운데 지켜보기만 해서 더 아쉬웠어요."


역시 내 딸.

딸의 이야기를 듣고 담임 선생님께 민원이라도 넣을까 고민했는데 혹시 내 딸한테 다른 피해가 갈까 봐 참았다.

'이 엄마 엔간히 까탈스럽네'라고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지난주 '참 쌤스 쿨'에서 와콤 패드 활용법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마침 아이들이 쓰고 있는 도구여서 강연하는 선생님께 초등생들이 들어도 괜찮냐고 물었고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저녁 먹고 유튜브 실시간 중계로 와콤 활용에 관한 강연을 듣는데 딸아이가 한마디 했다.


"엄마, 전국에 선생님들이 이 선생님처럼 열정적이고 재밌게 수업해주면 좋겠다."


아이들도 보는 눈이 있다. 기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보이는지 아닌지 다 안다 말이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한 선생님의 수업 방식에 큰 불만을 품은 딸은 와콤 활용 강연을 들으면서 담임선생님과 비교가 확실히 되었던 것 같다.



이쯤 되면 내가 프로 불편러 정도 돼 보이는데 어쩔 수 없다. 내 딸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반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옳지 못한 일이었다. 선생님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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