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이나 충고, 내 나름의 해석 없이
따뜻하게 들어주기만 하는 것.
내가 곧 상대편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공감해주는 것.
피하지 않고 같이 그 이야기를 견뎌주는 것,
그것이
내 아이를, 아내를, 남편을, 친구를 치유하는 방법 입니다.
- 혜민스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에서
"아빠...아빠!!!!!!"
4살 아이가 저를 부릅니다. 본인이 저를 보고 무어라 설명을 하고 있는데 제가 제대로 보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해서 다시한번 저를 향해 강한 어조로 "아빠!"라고 종종 부르곤 합니다.
저는 그 아이를 향해 몸을 돌리고 바라봅니다. 저에게는 특별히 중요한 것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에게는 한없이 중요한 것입니다.
스티커, 그림, 책, 만든 것, 조립한 것, 풀로 붙인 것, 머리 핀 등 저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나 아이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입니다.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나면 다시 돌아가서 둥이들끼리 놀곤 합니다.
때로는 제가 "기다려요" 라고 말하면 의기소침해서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미 빈정상한 마음이 얼굴 표정에 다 드러나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애나 어른이나 모두 똑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든 나무든 그들에게 다가가서 무어라 말하는지 진심으로 들어보게. 육체의 귀는 힘을 잃더라도, 영혼의 귀는 날마다 열리게 될 것이네. 영혼의 귀가 열리는 축복은 바로 자네의 마음에 달려 있다네.
- 조신영 <경청> 중에서
조신영 작가님의 <경청>에 나온 문구를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영혼의 귀가 열리는 축복을 소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야기 하는 마음 먹기! 알긴 아는데 참 쉽지 않은 인생 과제중 하나 입니다. 마음 먹기를 실천으로 연결시켜 영혼의 귀를 열음으로 나 자신과의 관계를 넘어 타인과의 관계의 미덕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네기 인간 관계론>에서도 경청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또 강조하였습니다.
진심으로 경청하는 태도는 우리들이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가운데 하나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열중해서 들어 주는 것과 같은 은근한 찬사를 저항하는 사람은 없다.
성공적인 사업상의 상담에는 비결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떠한 찬사도 이만한 효과는 없다.
- 데일 카네기 <카네기 인간관계론> 중에서
어느 날 부터 저는 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남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치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내성적인 성향이었던 저는 주로 묻고 듣는 편을 즐겨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질문하면 그때 이야기를 하고 거의 대부분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친구드를 저를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것중 하나가 바로 이 경청하는 능력에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내성적인 성격 또한 큰 장점이 될 수 있구나를 발견한 셈이죠!
2016년 부터 책을 읽으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보자라는 생각을 하니 책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책에서는 누가 이야기 못해!'라고 삐딱선을 타며 듣기 보다는 저자의 이야기 하나하나 경청했습니다. 확실히 책을 대하는 제 태도가 바뀌니 다가오는 정도 또한 확실히 달라집니다. 더 애착이 갑니다. 저에게 귀한 가르침을 준 한권의 책을 향한 감사한 마음이 저를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하나의 명제를 생각합니다.
책에도 귀를 기울이자!
다시 한번 경청의 위대함을 바라봅니다.
'들을 청'자의 한자에 귀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
오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기를 소망합니다.
일단 주변에 있는 아내의 이야기, 둥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열어, 영혼의 귀가 트이도록 하고 싶습니다.
경청은 귀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도 하고, 입으로도 하고, 손으로도 하는 것이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계속 표현하라. 몸짓과 눈빛으로 반응을 보여라. 귀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 조신영 <경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