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의 아픔이
다른 사람을 향한 내 안의 자비심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기를.
내 아픔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픔도 보듬어줄 수 있는
아량이 넓어지기를.
내 아픔이 빨리 치유되길 바라듯
다른 사람의 아픔도 하루빨리 나아지기를.
- 혜민 스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에서
교사가 되어보고 나니 제 과거의 경험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기에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말썽꾸러기 친구들을 보면 저를 보는 것 같았지요. 그들에게 다가갈 때 저를 오픈하고 "선생님도 그런 삶을 살아봤고 지금의 삶도 살아보고 있지만 어떤 것이 가치가 있는지를 알게 되었어. 너는 어떤 삶을 선택하고 싶니?" 이렇게 경험에 비추어 다가가니 이내 수긍하며 가치있는 길을 나아가고자 결심하는 친구들을 보곤 합니다.
신문배달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끈기를 갖고 부지런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장난감 공장에서 날개끼우는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지를.
찹쌀떡 판매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영업이라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음을.
가수 리사이클 홍보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남의 인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홍보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삶을 살기를 원하는 한 청년을.
태권도장 가입 홍보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본질에서 어긋난 물품을 통해 끌어들이는 보이지 않는 무서움을.
전화번호부 광고 마케팅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남을 위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음식점 서빙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음식 안에 곁든 그들의 외로움과 아픔을.
막노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땀흘려 일하여 돈벌기가 쉽지 않음을.
과일 판매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 것이 최고인냥 말하는 입의 무서움을.
과외 지도 교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장교의 삶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마케팅 관련 업무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부정한 행위로 돈을 버는 것은 순간 가치를 상실하면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거짓말, 도벽, 게임, 주식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독의 무서움과 교만함의 극치를.
가정의 어려움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면에 자리잡은 그들의 내면아이의 모습을.
우울증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숨쉬기 조차 힘들어하는 고통과 그가 대면하고 있는 두려움을 실체를.
많은 것들을 직접 해보면서 서서히 모났던 것들이 깎이고 제거되어 이제는 단순한 삶으로 가고 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들려옵니다.
더 이해하라.
더 아파하고 더 이해하라.
더더욱 아파하고 더더욱 이해하라.
앞으로 어떤 아픔이 올런지요. 그럼 그냥 이렇게 이해합니다. 이런 경험조차 누군가를 이해할 때 반드시 쓰이게 된다는 심정으로 맞이합니다.
지나고 나면 어느새 아픔 근육이 붙어져 있어서 더 이해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잘 이겨내어온 제 인생에 고맙습니다.
앞으로 만날 인생들에게 미리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덤으로 주어진 인생들로 부터 더욱 이해하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