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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수 밀알샘 Jan 16. 2018

걱정하지 말고, 걱정하라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아이들이 항상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걱정하라. 
- 로버트 풀검(미국의 작가)

- 김종원 <부모 인문학 수업> 중에서

부모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본보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입니다. 
우리집에는 이제 5살이 된 딸둥이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둘이서 엄마, 아이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시0이는 엄마 역할, 하0이는 아이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0이가 하0이를 혼을 냅니다. 
"그렇게 하면 안돼. 기다려..........."
등 아내가 그 모습을 보니 무서워(^^;;) 합니다.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똑같이 흉내내는 우리 둥이들을 보고 더욱 언행을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함께 나눴습니다. 

본.보.기!
귀가 닳도록 들었던 단어 입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에 가장 다가가기 쉽지만 가장 불편하고 어렵다는 본보기!
2014년 스펜서 존슨의 <부모>라는 저서를 통해 '본보기'라는 세 글자는 슈바이처의 말을 통해 제 가슴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아이들은 3가지를 통해 배운다
본보기를 통해 본보기를 통해 본보기를 통해
- 슈바이처

그동안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제 삶으로 가르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던 저로서는 가히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부담이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저도 누군가의 삶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자란 케이스라는 것을 과거를 떠올려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하! 그래서 수 많은 저서에서 이 본보기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구나!'
그동안 배웠던 그 어떤 가르치는 기법보다 중요한 맥인 본보기로 뿌리를 내리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 자신을 먼저 갈고 닦는, 수신의 자세가 중요했습니다. 
말로는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가 아닌 제 삶으로 증명해보이면 그만이었던 것입니다. 
행복을 가르치기 전에 제가 먼저 행복하고, 
나눔을 가르치기 전에 제가 먼저 나눠주고, 
배움의 즐거움을 가르치기 전에 제가 먼저 배움을 즐거워 하고, 
황금률을 가르치기 전에 제가 먼저 황금률을 실천하는 등
각종 가르치는 덕목을 제가 먼저 솔선수범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가면을 쓰고 가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진정성을 갖고 삶에 투영하는 것입니다. 
가장 효과를 봤던 것이 제 자신에게 였습니다.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것을 스스로 느끼니 더욱 생산적 욕심이 났던 것입니다. 

작은 변화를 원하면 하는 행동을 바꾸고
큰 변화를 원하면 보는 관점을 바꿔라.
- 스티븐 코비

행동을 통해 작은 변화를, 관점의 변화를 통해 큰 변화를 더욱 꿈꾸게 되었습니다. 
독서와 그에 따른 실천을 통해 서서히 관점의 변화가 되어감이 느껴집니다. 물론 훗날 보면 이것 또한 작은 행동일 수도 있도 있겠지만 중요한 점는 변화가 되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본.보.기!
저는 본보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3가지를 나눌 수 있다고 여깁니다. 
1. 질(뿌리의 힘)
2. 기(관찰, 관점의 힘)
3. 록(가슴에 새기는 힘)

1. 본질(뿌리의 힘)

아이에게 실사구시의 정신을 키우려면 부모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말과 행동의 영향력에 주의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실사구시 정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다. 
특히 위인전은 아이에게 큰 영향을 준다. 과학자, 예술가, 정치가, 기업가의 일에 대한 열정, 굳은 의지, 개척하는 용기, 높은 수준의 인식은 실사구시의 사고방식이 넘쳐흐른다. 
그들의 성과는 실사구시의 믿음직스럽고 성실한 토양에 뿌리를 내렸다. 
위대한 인물의 전기를 읽으면 훌륭한 사람과 좋은 생각을 교류하며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정서를 키울 수있다.

제가 개인적으로 부모, 교사가 필독서로 읽었으면 하는 인젠리의 <좋은 부모가 좋은 선생님을 이긴다 / 인성편>에 보면 위와 같은 문구가 나옵니다. '실사구시 - 독서 - 위인전'을 통해 인성이 뿌리를 내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내가 최근 몇 년 이래 독서에 대해 자못 깨달은 점이 있다. 한갓 읽기만 해서는 비록 날마다 백 번 천 번을 읽는다 해도 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무릇 독서란 매번 한 글자를 읽을 때마다 뜻이 분명치 않은 부분이 있게 되면 널리 살펴보고 자세히 궁구하여 그 근원이 되는 뿌리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만 차례대로 글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날마다 언제나 이렇게 한다면 한 종류의 책을 읽더라도 곁으로 백 종류의 책을 아울러 살피게 될 뿐 아니라 그 책의 내용도 훤하게 꿰뚫을 수 있게 될 터이니, 이 점을 알아 두지 않으면 안된다.
- 정약용

정약용 선생님께서는 독서를 함에 있어서도 그 뿌리를 얻어야함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그 뿌리독서를 통해 삶으로 자녀들에게 나누고 황상 같은 제자들에게 직접 손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파고 들어갈수록 더욱 견고하며, 바라보면 앞에 계신 듯하다가 어느새 뒤에 와계신다.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 사람들을 잘 이끌어 주시어서, 학문으로 우리를 넓혀 주시고, 예의로써 우리를 단속해 주신다.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으니, 이미 나의 재주를 다 하여도, 선생님께서 세워놓으신 가름침은 우뚝 서 있는 듯하다. 비록 그것을 따르고자 해도 따라갈 수가 없구나

공자의 삶은 철저한 본보기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누구나 말은 할 수 있지만 말대로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공자는 그것을 철저히 이행했던 인물이었기에 3천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그를 따랐던 이유이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본보기는 삶의 뿌리를 손수 보여주는 힘이 있습니다. 

2. 보기(관찰, 관점의 힘)
육아하는데 있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라는 진리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말입니다. 
본보기는 철저한 관찰자 시점을 나를 먼저 보게 하고, 그를 통해 상대방을 볼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본보기적 삶은 처음에는 1인칭 관찰로 시작된 것이 결국 관점의 변화로 전이가 되어 인류를 사랑하는 전인류적 관점으로 나아가는 시야를 넓혀줍니다. 
결국 사랑의 힘을 알게 됩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이유 말고 다른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3. 기록(가슴에 새기는 힘)
눈으로 보고 있지만 하나하나 가슴속에 깊이 새기게 됩니다. 새기면서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이 결국 그를 그답게 이끄는 힘이 됩니다. 공자의 경우 두세사람이 가는 곳에 항상 그들로 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장점은 장점대로 가슴에 새기고, 단점은 단점대로 그를 행하지 않기 위한 가슴을 새기는 것입니다. 이왕이면 제 모습이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승화되는 본보기적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보기는 그저 상대방이 나를 본다는 것이 아닌 '본질, 보기, 기록의 힘'을 가르쳐줄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 생각이 됩니다. 그 어떤 기법도 이와 대등할 수 없지요. 
그냥 삶이 아닌 제대로 사는 삶을 통해 본보기 교육을 나아가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아이들이 항상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걱정하라."는 로버트 풀검이 말한 걱정보다는 오히려 "나를 보고 본받아"라는 말로 자신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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