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천 수만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글자를 써보고 한 자 한 자 글을 깨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아이들은 읽기 능력을 그저 당연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한 해 두 해를 넘기고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도록 학교에서 배운 그 마법의 열쇠를 사용하며 새록새록 매료되고 탄복한다.
오늘날 읽기는 누구나 다 배우지만, 얼마나 강력한 보물을 손에 넣었는지를 진정으로 깨닫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난생처음 글을 배워 혼자 힘으로 짧은 시나 격언을 읽어내고 또 동화와 이야기책을 읽게 된 아이는 스스로 얼마나 대견해하는가?
그런데 소명을 받지 못한 대개의 사람들은 이렇게 배운 읽기 능력을 그저 신문기사를 읽는 데나 활용할 뿐이다.
하지만 소수만은 철자와 단어의 그 특별한 경이에 여전히 매료당한 채(그들에게 이는 그야말로 하나의 마술이요 마법의 주문이 되었으므로) 살아간다.
바로 이들이 진정한 독자가 된다.
- 헤르만 헤세 / 김병완 <48분 기적의 독서법> 중에서
2016년 1월 30일. 이 날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새벽부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책속에서 위 문구를 읽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는데 감사하게도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뜨거운 감정이 몰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새벽에 혼자서 흐느껴 울고 있는데 아내가 오더니 저를 위로해줍니다.
그래서 이런 고백의 감사일기를 작성했습니다.
훗날 돌이켜 보니 저는 이 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독서의 도미노를 무너뜨린 날
굳건하게 세워져 있던 하나의 벽을 허무니 또 다른 것을 넘어뜨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다가온 교육 - 신앙 - 육아의 도미노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물로써 고백한 하루하루의 시간들! 밥도 잘 넘어가지 않았고, 잠도 오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달 10kg이 빠져서 종합 건강검진 까지 받아보기도 했는데 감사하게도 다른 특이점은 없었네요.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에 나온 강력한 보물인 글자의 힘을 알고 나서부터는 독서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자 한 분 한 분께도 너무나 감사했고, 헬렌켈러의 손끝 독서처럼 한 자 한 자 감사히 흡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기록 및 정리를 해나갔습니다. 꾸준히 독서 기록을 하고 감사일기를 쓰니 글쓰기가 생각이상으로 재미가 있었고,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을 하니 기록의 힘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재미를 느낀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제 2의 독서, 글쓰기 인생은 저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둥이들이 글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강력한 보물을 잘 연결시켜 주고 싶네요.
이렇게 책과 함께 열심히 놉니다. 아주 즐겁게 놉니다. 책을 가져와서 읽어달라고 하고, 스스로 읽는 시늉도 합니다. 제가 모르고 2장을 넘기면 다시 앞으로 넘기면서 한장을 읽지 않았다고 저에게 가르쳐줍니다. 책을 사랑하는 친구들! 글자를 사랑하는 친구들입니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다고 하면서 스스로 '김'이란 글자를 써 보여 줍니다. 자신의 이름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대견하네요. 그 날 뒤로 열심히 '김'을 익혀갑니다. 그것도 스스로 말이죠!
나름 자신의 이름을 완성했습니다. 따라 그려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구별하고, 쓸 수 있으니 얼마나 재밌을 까요? 다양한 버전으로 쓰고 저에게 보여주기를 반복합니다. 저도 이렇게 배웠을까요? 내심 저의 5살이 궁금해집니다.
이틀 전에 쓴 글자의 모습입니다.
"나 사랑해 / 너 소중해 / 우리 함께해"
아내가 써준 글씨를 따라씁니다. 따라 쓰고 나서 스스로 자랑스러운 듯 저희 내외에게 계속 보여줍니다.
엑설런트! 아주 멋진 한글 사랑을 몸소 보여주는 오니들에게 강력한 보물인 글자의 힘을 잘 연결해주려 합니다.
헤르만 헤세가 말한 마지막 문구가 인생 전반에 걸쳐 실현되기를 소망합니다.
바로 이들이 진정한 독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