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은 프랑스 말로 '나의 숙녀'라는 뜻이에요.
'마담 에스메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 마다 나는 여왕처럼 당당해지는 기분을 느껴요.
주인공 에스메이 선생님은 '마담'으로 불려지길 원하지만 책속에 나오는 교장선생님은 이런 사실을 언짢아 합니다. 다른 이들처럼 '미스' 나 '미시즈'로 붙이면 되는데 왜 하필 '마담'이라는 것이었죠.
에스메이 선생님은 한 문장으로 생각을 단호하게 표현합니다.
"난 다른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닉네임을 좋아합니다. 닉네임에는 자신의 철학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시절 닉네임을 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로를 소개할 때 이름대신 닉네임을 부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김용 무협지에 흠뻑 빠졌던 때라서 인지 바로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는데 무술도 잘하고 존경도 받는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왕중양
강자 중에서도 최고로 추앙받는 인물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때는 그저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저를 빗대어 왕중양 같은 인물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던 대학시절이었습니다.
내 힘은 '마담 에스메이'라는 이름 속에 있어요.
여러분이 존경심을 갖고 나를 '마담'이라고 불러주면, 나는 아주 강한 사람으로 변해요. 하지만 여러분이 존경심 없이 그 이름을 부르면, 내 힘은 아주 약해져요.
여러분은 나중에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죠?
사회에 나와 2003년, 처음으로 교직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초등교사 사이트에서 닉네임을 설정하는데 순간 잠시 멈춰서서 생각했습니다.
'이제 부터 만드는 닉네임은 내 브랜드가 될 것이야. 무엇보다 장난이 아닌 나를 지칭하는 닉네임을 정하면 좋겠어.'
이때 생각해본 것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였습니다.
당시 읽고 있던 성경속에서 닉네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 요한복음 12장 24절 말씀
바로 '밀알샘' 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동행하는 교사!
함께 열매맺기(성장)을 좋아하는 교사!
나누기를 좋아하는 교사!
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부터 줄곧 밀알샘으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지금까지 밀알반 1기~15기까지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1기~10기까지는 아쉽게도 기록한 것들이 없어서 그저 기억속에 좋은 것들만 담아놨고요.
11기 부터는 블로그에 한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의 소중한 추억을 말입니다.
어느 날 한 제자가 저를 기억하고 검색하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나름 밀알샘으로 잘 살아온 것 같다고 스스로 칭찬도 해봅니다.
앞으로 밀알반 친구들을 20년동안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 안과 밖에서 밀알샘으로 더 성장하고 나누며 함께 열매맺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닉네임을 밀알샘으로 만들기 참으로 잘했다고 여기는 하루입니다.